[Market Watch]내부자거래 사전신고 '현실화'…블록딜 업계 ‘초긴장’보안 생명인 블록딜, 시장 참여자 위축 불가피… 시행령에 희망
최윤신 기자공개 2024-01-08 08:03:22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2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랜 기간 국회에서 계류했던 ‘내부자거래 사전신고 의무’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올해 하반기 본격적인 시행이 전망되면서 주로 주요주주의 지분을 장외에서 매도하는 ‘블록딜’ 거래에 큰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블록딜 업계에선 당장은 개정안 시행 전 집중될 블록딜에 대응하기 바쁜 모습이다. 하지만 개정안의 실제 시행 이후엔 시장의 큰 침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아직 정해지지 않은 시행령 등 하위규정에 기대를 걸고 있다.
◇ 이용우 의원 발의안 1년8개월만에 본회의 통과
국회는 지난달 28일 2023년 지막 본회의에서 이른바 ‘내부자거래 사전공시 제도’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은 이용우 의원이 발의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으로 상장법인의 임원이나 주요주주의 주식 거래시 해당 내용을 사전에 공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당 법안은 지난 2022년 4월 발의될 당시부터 블록딜 업계의 지대한 관심을 받았다. 주요주주의 지분을 기관들에게 판매하는 게 핵심인 블록딜 비즈니스의 특성상 사실상 ‘대부분의 딜’이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주요주주의 지분을 소수의 기관들에게 판매하는 형태로 이뤄지는 블록딜 비즈니스의 핵심은 ‘보안’이다. 애초에 할인율을 감수하고 주식을 파는 이유는 장내 매도로는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고 팔기가 불가능한 물량이기 때문이다. 주요주주의 매도 의사가 시장에 퍼지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사실상 실패한 거래로 인식되기도 했다.
이번 개정안이 시행되면 주요주주는 수개월 전에 매도의사를 공시하고 매각에 나서야 한다. 매도 의사를 밝힌 뒤 주가가 하락한다면 블록딜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론 블록딜 거래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전공시 의무가 시행되기 전에 처분해야 할 주식을 마치려는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 이후 블록딜 관련 문의가 잇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에는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았던 데다 개정안이 국회에서 장기간 계류하는 모양새였기 때문에 블록딜 추진을 미뤄왔던 곳이 많다”며 “내년 중 시행이 가시화 된 상황이기 때문에 매도 계획을 가진 주주들은 더 이상 딜을 미루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우려되는 건 하반기부터다. 제도가 시행된 이후엔 블록딜 비즈니스가 큰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매도 계획을 공시한 뒤 매각하느니 차라리 장내 매도가 낫다고 생각하는 주체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블록딜’의 존재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바이사이드인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도 좋은 일은 아니다. 시장 참여자 모두가 블록딜이 실시되는 것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높은 할인율로 거래가 이뤄질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특히 블록딜 물량을 주로 매수하는 해외기관투자자들에게 해당 규제는 낯설 수밖에 없다. 미국의 경우 사전 공시를 하는 경우가 있지만 사전 공시가 ‘의무사항’은 아니다.
◇ 남은 기간 6개월…하위법령·시장반응 ‘주목’
블록딜 업계에선 시행령과 향후 후속조치 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정부는 오는 1~2월 중 시행령 등 하위규정을 확정해 법률 공포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감안할 때 오는 7~8월에는 개정안이 실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국이 개인투자자 보호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국회 통과를 급하게 추진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시행령에선 사전공시 시점과 예외 조항 등이 정해질 예정인 것으로 아는데, 현실적인 한계 등이 고려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전공시 제도가 시장에 부정적인 요인인 것은 분명하지만 실제 영향에 대해서는 두고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개정안이 실시되면 블록딜 시장 참여자가 모두 위축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은 명확해 보인다”면서도 “사전공시 이후 주가가 선반영됐다는 시각이 보편화되면 블록딜 이후 주가 리바운딩에 대한 기대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희망을 가졌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최윤신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달바글로벌은 지금]RCPS에 급감한 순이익…'1조 밸류' 정당화할 방법은
- [달바글로벌은 지금]유가증권시장 향하는 뷰티기업, 에이피알 '판박이' 전략
- [LP Radar]행정공제회, VC출자 '2배수' 숏리스트 추려
- 에코프로파트너스, 공정위 ‘경고’…펀드레이징 영향은
- [VC 투자기업]네이션에이, CES 혁신상 연속 2관왕…'메타버스' 석권
- [VC 경영분석]에이티넘인베, 메가펀드 소진 속도…'바이오' 주목
- 스코펀, 수시출자도 민간LP 관계사 '유력'
-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한·일 벤처업계, 알아가는 단계"
- 산업은행 '넥스트라운드 도쿄', 국내 VC 리더 '총 집결'
- [2024 이사회 평가]'코스피' 노리는 에코프로비엠, 대규모 이사회 '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