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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젠, 오너 경영 탈피 노력…첫 '전문경영인' 탄생 천종윤·이대훈 각자 대표이사 체제, R&D 중심 경영 예고

차지현 기자공개 2024-03-22 17:01:05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2일 16: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씨젠이 오너 단독 대표이사에서 전문경영인을 전면에 내세우며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한다. 창업주가 아닌 인물이 대표에 오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성장의 걸림돌로 꼽혔던 강력한 오너 중심 경영 구조를 탈피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씨젠은 22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대훈 사장(사진)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가결했다. 직후 이사회 결의를 거쳐 천종윤 사내이사와 이대훈 사내이사를 각자대표로 선임했다.

이 신임 대표는 서울대 미생물학 학·석사를 거쳐 동대학에서 생명과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5년 씨젠에 입사해 B2B사업실장, 미래기술연구소장, 전략기획실장, R&D총괄장 등을 지냈다. 올해 R&D뿐 아니라 경영 전반을 관장하는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번 결의에 따라 이 대표는 기존 진단사업을 관장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전사경영을 맡아왔던 천 대표는 회사비전 수립과 중장기 신사업 전략 구축 및 실행에 집중한다.

씨젠 측은 "최근 신사업이 본궤도에 오름에 따라 효율적인 회사 운영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면서 "이 신임 대표는 씨젠이 코로나19 진단키트를 2주 만에 개발해 전 세계 팬데믹을 효과적으로 대응하는데 크게 기여한 인물"이라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씨젠의 각자대표 체제 전환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동안 강력한 오너 경영으로 인해 이사회 중심 경영이 뿌리내리지 못한 게 성장 걸림돌로 꼽혀왔다. 이런 기조에서 벗어나 이사회 독립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행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체제 전환 이후 투자 등 활동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지난해 말 퇴임했던 인수합병(M&A) 임원들 다시 불러들이면서 경영 구조에 변화를 꾀하는 분위기다. 노시원 전무가 M&A 실장으로 복귀했으며 경영지원총괄을 지냈던 M&A 전문가 김범준 부사장도 재입사했다.

올해 초에는 엔데믹 전환 이후 첫 투자도 단행했다. 지난 1월 정보기술(IT) 업체 브렉스 지분 100%를 인수했다. 기술공유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결정이다. 기술공유 사업이란 씨젠의 PCR 노하우를 세계 각국 진단 업체에 무료로 제공하고 현지 맞춤형 제품을 개발·생산하는 사업이다.

해당 M&A를 시작으로 투자를 늘리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브렉스 건과 비슷하게 기술공유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IT 업체 또는 인공지능(AI) 업체가 M&A 대상으로 거론된다.


다만 이 대표를 제외하면 나머지 이사진이 모두 오너 일가라는 점은 여전하다. 현재 사내이사로 올라 있는 최진수 사장은 천 대표와 사촌지간이고 기타비상무이사로 자리한 천경준 회장은 천 대표의 삼촌이다.

씨젠 측은 "중장기 사업 전략인 기술공유사업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 유통기업으로의 전면적 쇄신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씨젠이 구축한 개발자동화시스템(SGDDS) 등을 활용해 사람과 동·식물의 각종 질병에 대한 현지 맞춤형 진단시약을 세계 각국 과학자들이 직접 개발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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