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격동의 중계권 시장, 스포티비 분석]활발한 '계열사 내부거래' 눈길③모회사가 매입하고 자회사가 중계, 해마다 상각비 대거 발생

황선중 기자공개 2024-06-05 07:30:19

[편집자주]

스포티비는 스포츠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친숙한 기업이다. 각종 인기 스포츠를 중계하는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그간 스포츠 독점 중계으로 이용자를 끌어모으며 사세를 확장했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서비스동영상(OTT) 플랫폼 난립으로 중계권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더벨은 위기의 스포티비가 어떻게 활로를 모색할지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3일 13: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포티비는 사업 전략 중 눈길을 끄는 대목은 계열사끼리 주요 자산 '스포츠 중계권'을 주고받는 부분이다.

통상 스포츠 경기를 중계하기 위한 첫 단추는 중계권 확보다. 종목마다 공식 리그를 주관하는 협회가 중계권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국내 프로야구를 중계하고 싶다면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협상해야 하는 구조다. 중계권은 크게 방송(TV) 중계권과 온라인(OTT) 중계권으로 나뉜다.


◇에이클라미디어그룹, 핵심 자산은 방송권자산

스포티비의 경우 모회사 에이클라미디어그룹이 국내외 인기 스포츠 중계권을 선제적으로 매입하고 있다. 중계권은 회계상 무형자산의 일종인 방송권자산으로 인식한다. 지난해 말 기준 에이클라미디어그룹이 보유한 방송권자산 규모는 무려 3377억원이었다. 총자산의 79.9%에 달했다. 중계권이 핵심 자산이라는 의미다.

중계권료는 일시불로 지급하지 않는다. 계약기간에 맞춰 매년 할부로 지불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잔여 중계권료는 회계상 부채의 일종인 미지급금 성격이 강하다. 향후 중계권 보유자에게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에이클라미디어그룹이 안고 있는 방송권미지급금은 1535억원으로 집계됐다.

에이클라미디어그룹은 외부에서 사들인 중계권을 다시 외부에 판매한다. 과거에는 주로 국내 방송국들과 협상했지만 최근에는 자회사에 넘긴다. 주요 자회사는 스포티비(방송), 커넥티비티(OTT), 스포티비미디어(해외), 스포티비재팬(해외) 등이다. 모회사가 매입한 중계권으로 자회사가 중계하는 일종의 수직계열화 체제다.

만약 중계권이 판매돼 매출로 이어지면 방송권자산은 상각 처리한다. 에이클라미디어그룹이 해마다 대규모 무형자산상각비를 감당하는 이유다. 지난해 발생한 무형자산상각비는 1877억원이었다. 매출의 91.6%에 해당하는 규모다. 무형자산상각비의 99.9%가 방송권자산에서 발생했다. 매출과 직접 연동되는 비용인 만큼 매출원가로 반영한다.

◇계열사 간 내부거래 활발

스포티비 같은 자회사들은 에이클라미디어그룹와 중계방송권 계약을 맺고 중계권을 가져온다. 이때 내부거래가 발생한다. 에이클라미디어그룹 지난해 내부거래로 거둔 매출은 1450억원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스포티비에서 655억원, 커넥티비티에서 337억원, 스포티비미디어에서 287억원, 스포티비재팬에서 161억원을 일으켰다.


내부거래 과정에서 운전자본이 생겨나기도 한다. 스포티비의 경우 에이클라미디어그룹 상대로 매입채무 336억원을 안고 있다. 매입채무는 일종의 외상대금으로 나중에 지급해야 하는 금액을 의미한다. 반대로 에이클라미디어그룹은 스포티비 상대로 매출채권 336억원을 갖고 있다.

자회사들은 모회사의 중계권을 기반으로 스포츠 중계 방송을 한다. 가장 큰 매출을 창출하는 자회사는 방송사를 운영하는 스포티비(1005억원)다. 그다음은 '스포티비나우'라는 OTT로 유명한 커넥티비티(518억원)다. 해외 사업을 하는 스포티비미디어는 500억원, 스포티비재팬은 29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계열사 연결고리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또 다른 자회사 프로덕션툴즈는 방송프로그램 제작 사업을 하고 있다. 스포티비처럼 중계 사업을 하는 다른 계열사를 통해 용역매출을 일으킨다. 지난해 매출 135억원 중 내부거래로 발생한 매출은 105억원이었다. 스포티비에서 83억원, 스포티비미디어에서 21억원, 커넥티비티 등에서 1억원을 일으켰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