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일전기 road to IPO]공모자금 40% 물량, 채무상환 배정 '눈길'②납입과 동시에 600억 상환 계획, 부채비율 개선 전망
성상우 기자공개 2024-07-11 08:51:18
[편집자주]
글로벌 변압기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산일전기는 국내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3년전 600억원대에 불과했던 외형을 2년간 3배 이상으로 키우면서 체급을 키웠다. 외형 성장세 덕분에 조 단위 몸값이 일찌감치 거론된다. 향후 성장세가 지속될지는 변수다. 캐파 증설부터, 글로벌 수요가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더벨은 산일전기 공모 과정을 통해 지속 성장을 위한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0일 09: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일전기는 공모자금 중 가장 큰 비중을 채무상환 용도로 배정했다. 이자 부담을 줄이고 추후 캐파(CAPA) 확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차입에 대비하기 위한 복안으로 풀이된다. 상환이 원활하게 이뤄지면 산일전기 부채비율은 다시 100% 아래로 떨어질 전망이다.산일전기 투자설명서에 기재된 공모자금 사용 계획을 보면 공모자금 순수입액 약 1527억원 중 600억원이 채무상환 용도로 배정돼 있다. 나머지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에 각각 420억원, 507억원을 할당했다. 부채 부담 완화를 최우선 순위로 둔 셈이다.
부채 증가는 최근 들어 산일전기가 캐파 확장을 하는 과정에서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지난해 7월 제2공장 부지를 매입하고 시설을 들이는 과정에서 800억원을 집행했다. 그 중 잔금 600억원은 올해 1월 은행 차입으로 조달한 자금이다.
600억원 규모 차입은 회사 설립 이래 최대 규모 금융권 조달이다. 그동안 산일전기의 총 차입금은 400억원대를 넘긴 적이 없다. 지난해 말 기준 각각 70억원, 77억원이었던 단기차입금과 장기차입금은 올해 들어 1~2개월만에 각각 190억원, 670억원 규모로 뛰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총 차입금은 900억원에 육박한다.
이 탓에 지난해 50%대였던 부채비율은 단번에 100%를 상회했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9%대에서 30%대로, 단기차입금의존도는 5%에서 8%로 높아졌다. 대부분의 레버리지 관련 비율이 높아졌다.
다만 당해년도 영업이익이 금융비용을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이자보상비율(EBIT/총금융비율)은 해당 기간 차입금 증가분보다 이익증가분이 더 컸던 덕분에 오히려 더 여유가 생겼다.
부채비율은 직전년도 이뤄진 대규모 자본 증가 덕분에 증가폭이 다소 억제된 측면이 있다.
지난해 말 자본변동표를 보면 연초 430억원대였던 자본 규모는 연말 126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이뤄진 유상증자로 약 230억원이 자본계정에 편입됐고 390억원의 당기순이익 유입을 비롯해 유형자산재평가손익과 주식보상액 등이 더해진 효과다. 수백억원대 차입금이 인식됐음에도 부채비율 증가폭을 최소화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길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그 사이 증가한 이자 비용은 무시할 수 없는 부담이었다. 지난해 연간 5억원 수준이었던 이자비용이 올해 1분기에만 7억원 수준으로 늘었다.
올해 1분기 말 산일전기의 구체적인 차입 내역을 보면 120억원의 단기차입금 증가분은 중소기업은행으로부터 빌린 돈이다. 4.57%의 금리를 부담해야 했다. 장기차입금 역시 조달처가 중소기업은행이었는데 늘어난 600억원에 대한 금리는 최대 4.21%였다. 이 과정에서 장부금액 기준 1300억원 상당의 보유자산(토지·건물·기계장치)을 담보로 제공했다.
산일전기는 공모자금 납입이 완료되는대로 600억원을 즉시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만약 납입일 당시 은행 영업시간 종료 등의 이유로 상환이 미뤄지면 그 익일에 곧바로 상환할 것이라고 못 박아놓을 만큼 채무 상환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
올해 1분기말 기준 산일전기의 부채총계는 1422억원이다.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고 가정하면 이 중 차입금 상환으로 600억원이 줄었을 경우 부채 계정은 822억원이 된다. 같은 시기 자기자본이 1386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부채비율은 다시 60%선으로 내려갈 수 있는 상황이다.
실질적인 이자부담 뿐만 아니라 상장과 맞물려 재무 펀더멘털을 안정화시키는 것은 투자자들 입장에서의 투자심리 제고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 아울러 산일전기 사업 여건 상 글로벌 변압기 시장에서의 수요 폭증으로 지속적인 추가 설비투자 가능성이 있는데 상황에 따라 추가 조달을 함에 있어서도 룸을 만들어준다는 의미가 있다.
산일전기 관계자는 “현재 1공장은 캐파 3000억원이 맥시멈”이라며 “매출 기준으로는 올해 3000억원 이상을 예상하고 있어 그 초과분을 커버하기 위해 추가 투자가 지속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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