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사업구조 재편]'테라파워·롤스로이스' 협업 첫 언급한 두산에너빌"SMR용 스팀터빈 사업 논의 중" 공급 협업 전망…신규 재원 1조, 원전 투입
허인혜 기자공개 2024-08-07 10:04:20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5일 14: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 사업구조 재편의 핵심인 두산에너빌리티가 주주서한을 통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주주 설득에 나섰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주요 사업인 소형모듈원전(SMR) 부문에서 공개하지 않았던 파트너사를 알리는 한편 협업 확대 가능성을 열어뒀다.뉴스케일 외에 미국 테라파워와 영국 롤스로이스를 언급한 것은 이번 주주서한이 처음이다. 두산에너빌리티가 SMR용 스팀터빈을 3사에 각각 공급하는 내용을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테라파워·롤스로이스 SMR용 스팀터빈 사업 논의 중"
두산그룹의 주요 3사가 사업구조 재편에 대한 입장을 담은 주주서한을 게시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공개하지 않았던 글로벌 기업 협업 현황을 밝히며 투자 필요성에 무게를 실었다.
원자력 스팀터빈은 대형원전 외에도 유럽과 북미, 중동 등 해외 사업 추진을 위해 웨스팅하우스 노형 등과 협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MR용 스팀터빈은 뉴스케일파워와 테라파워, 롤스로이스와 사업을 논의 중이라고 명시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뉴스케일과 테라파워, 롤스로이스에 SMR용 스팀터빈을 공급하는 내용이 골자인 것으로 전해진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스팀터빈 공급과 관련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부연했다.
테라파워와 롤스로이스 협업이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업구조 개편이 필요한 근거로 새로운 사업 기회들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두산에너빌리티는 20년 이상 협업 관계를 이어왔고 뉴스케일과는 SMR 부문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스팀터빈은 증기의 열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전환하는 장치다. 석탄화력과 원자력, SMR 모두 궁극적으로 물을 끓여 증기를 만들고 증기가 스팀터빈을 돌려 에너지를 얻는 원리를 쓴다. 물을 끓이는 원동력만 구분되는 셈이다. 가스의 압축·폭발력을 원동력으로 쓰는 가스터빈을 제외한 에너지 발생 장치는 모두 스팀터빈이 필요하다. 전기를 2차 생산하는 복합 발전에도 쓰인다.
'SMR용 스팀터빈' 수출 성과는 그래서 중요하다. SMR이 차세대 원전으로 갓 개화하고 있어서다. 글로벌 주요 에너지 기업의 SMR용 스팀터빈 공급자가 된다면 폭발하는 수요에 탑승할 수 있는 기회라는 분석이다. 공급 논의 단계지만 수주 규모나 분야가 확대될 가능성도 충분한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기술력과 SMR 시장의 성장세가 교차되며 협업 기회가 닿은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스팀터빈 분야의 글로벌 톱티어로 꼽힌다. 대표적인 기술력이 지난해 하반기 상용화에 성공한 섭씨 630도급 로터(Rotor)다. 터빈의 회전축 역할을 하는데 증기열을 견디는 힘이 커질 수록 내구성과 효율성이 높아진다.
◇"계획된 수주, 제작 용량 넘어서…신규 투자 필수적"
두산에너빌리티 주주서한의 핵심은 확보될 재원과 쓰일 방향이다. 기업구조 개편으로 모두 1조원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봤다. 두산에너빌리티의 1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인 7400억원보다 많은 자금이 유입되는 셈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밥캣을 분할할 경우 회사의 차입금이 7000억원 감소하고 비영업용 자산을 처분해 5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며 "차입금이 줄어 추가 여력이 발생하며 확보 현금을 합하면 약 1조원의 신규 투자여력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 호황으로 전례없는 사업기회를 맞고 있어 활발한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계획된 수주가 현재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자력 주기기 제작 용량을 크게 상회한다는 설명이다. 앞으로 5년간 총 10기 내외의 원전 수주가 기대되며 SMR 사업도 확장·가속화의 초입에 서 있다는 해석이다.
재원은 원전 중심의 미래성장동력에 투자한다는 입장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여력이 생기는 1조원을 원전 사업에 투자하겠다"며 "향후 5년간 연간 4기 이상의 대형 원전 제작 시설을 확보하고 연간 20기 규모의 SMR 제작 시설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두산밥캣은 합병 시너지와 함께 교환비율의 적정성을 설명했다. 두산로보틱스는 5년 내 매출 1조원 이상의 회사로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두산에너빌리티·두산밥캣·두산로보틱스의 조직개편은 9월 25일 주주총회에서 최종 승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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