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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iM증권, '강화된' 지주사 관리에 IPO 위축?올 상반기부터 신규 PI 투자 제한…PF 충당금 여파에 전통IB 육성 '악영향'

이정완 기자공개 2024-08-30 07:42:48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8일 15: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IPO(기업공개) 주관 비즈니스 복귀 신호탄을 쏜 iM증권이 올해 들어 한 건의 대표주관 실적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수년 동안 전통IB(기업금융) 육성을 위해 공들여온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실적이다.

위축된 IPO 실적에 지주사의 강력한 관리 기조도 영향을 끼쳤다. iM증권은 알짜 비상장 기업에 일찌감치 지분을 투자해 주관 계약을 따내는 전략을 택해왔다. 대규모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적립 여파로 모회사인 DGB금융지주가 기존 투자 지분 정리는 물론 신규 투자에 제약을 두면서 새로운 딜 따내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2분기에만 1500억 충당금 적립

28일 IB업계에 따르면 iM증권은 올해 상반기부터 IPO 주관 계약을 맺기 위해 투자해둔 비상장사 지분 정리 작업에 돌입했다. 더불어 신규 투자도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DGB금융지주에서 이 같은 방향성을 자회사에 전달했기 때문이다.

DGB금융지주는 iM증권의 순손실 규모가 커지면서 자회사의 신규 자기자본(PI)에 제동을 걸고 있다. iM증권은 상반기에만 연결 기준 814억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2분기에만 순손실이 765억원에 달했다.

순손실은 부동산PF 충당금 탓이다. iM증권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상반기 중 강화한 사업성 평가 기준에 따라 PF 사업장에 대한 재평가를 실시했다. 해당 작업 끝에 2분기에만 1509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이는 iM증권이 분기 충당금을 쌓은 이래 최대 규모다.

PF 충당금 적립에 따른 불똥이 전통IB 조직에도 튀었다. 가뜩이나 NCR(순자본비율) 관리가 중요한 상황에서 PI 투자로 인해 행여라도 불확실성이 커질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지주사 차원에서 보수적 투자 기조를 전달한 셈이다.

이로 인한 IPO 비즈니스 타격은 불가피하다. 대형 증권사든 중소형 증권사든 IPO 주관 계약을 따내기 위해선 미리 회사에 투자에 인연을 맺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iM증권이 지난해 따낸 두 건의 대표주관 사례를 살펴봐도 모두 회사의 투자 내역이 드러난다.

지난해 6월 2년 만의 대표주관 실적을 안겨준 진영의 경우 하이IB신기술투자조합1호가 상장 전 지분 9.73%를 가지고 있었다. 11월 상장한 스톰테크는 iM증권이 2021년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 2%를 보유했다. 두 회사 모두 2년 전 투자 내역이 결실로 돌아왔다.


◇향후 1~2년 주관 실적에도 영향 끼칠 듯

이 덕에 iM증권의 IPO 주관 순위는 지난해 급상승했다. 공모액 213억원이던 진영과 공모액 369억원인 스톰테크 대표주관은 물론 스팩 한 건까지 추가하면서 666억원의 주관액을 기록했다. 전체 증권사 중 13위로 10위권 진입까지 노려볼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는 기존 PI 투자 정리 기조와 맞물려 아직까지 마수걸이 딜이 나오지 않고 있다. 문제는 신규 투자까지 막으면서 향후 수년간 IPO 비즈니스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는 점이다.

iM증권은 부동산 호황기가 이어지던 2020년대 초반부터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전통IB 육성을 추진했다. 지나치게 부동산PF에 실적이 편중돼있다 보니 먹거리를 늘려야 한다는 게 당시 경영진의 판단이었다. 그런데 부동산PF 충당금 적립으로 인해 PI 투자 전략을 활용하지 못하면 결국 전통IB 비즈니스 위축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일단 ECM 비즈니스에선 IPO 실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상증자 주관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올해 판타지오, 다원시스, KR모터스의 유상증자에서 대표주관을 맡았다. 모두 200억~300억원 규모로 총 주관액은 862억원이다. 지난해 유상증자 대표주관 실적은 449억원이었는 상반기 만에 2배 가까운 실적을 쌓았다.

IB업계 관계자는 "부동산PF 문제가 다른 모든 비즈니스의 신규 투자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점에 대해 iM증권 IB 조직 내부적으로도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투자를 해야 실적이 개선될 텐데 지주사 관리 기조에 눈치를 보는 듯 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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