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통신소부장 기업들]박스권 갇힌 우리넷, 확실한 한 방이 없다④구체성 없는 양자암호 사업 소식에만 주가 등락, 관련 매출 '미미'
최현서 기자공개 2024-10-18 09:38:23
[편집자주]
통신사와 소부장기업은 실과 바늘 같은 존재다. 매년 조단위 CAPEX 투자를 집행하는 통신 업계에서 소재, 부품, 장비를 제공하는 협력사들의 역할도 막중하다. 상용화 5년이 지난 5G는 이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통신사들은 다가올 6G 시대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부장 기업들이 얻을 낙수효과도 분명 존재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더해 통신사들이 IT 분야로 미래 먹거리를 찾아 나서면서 소부장기업들도 발맞춰 신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주요 통신 소부장 기업들의 사업 현황과 재도약을 위해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신사업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6일 16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넷은 2010년 상장 청약 경쟁률이 700대 1 넘을 만큼 인기를 끌었던 종목이다. 주력 먹거리였던 MSPP 수요가 늘어나면서 연 매출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덕분이다. 다만 이후 주가는 다른 통신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들처럼 통신 업황에 따라 출렁였다.최근 우리넷은 본업을 벗어난 새 먹거리로 주가 상승을 노리고 있다. 양자통신이 주무기다. 정작 관련 매출은 집계되지 않고 있고 이에 따라 주가 상승세도 길게 유지되고 있지 않다. 양자통신 상용화 시기인 2027년 이후부터 관련 실적이 구체화될 것이라는데 아직까지는 '뜬구름' 수준이다.
◇인기 끌었던 우리넷, 통신과 함께
우리넷은 2010년 1월 27일 상장했다. 청약 경쟁률 725.91대 1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정약 증거금으로는 4655억원이 몰렸다. 공모가는 6700원이다.
우리넷의 인기가 좋았던 이유는 성장판이 열렸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2006년 69억원이었던 매출은 2007년 115억원, 2008년 384억원까지 늘었다. 이동통신과 무선 데이터, 인터넷 등이 결합되면서 데이터 전송량이 늘어나자 우리넷의 주력 상품이었던 MSPP 수요가 폭증했다. 국내 전송장비 업체 최초로 방글라데시와 르완다 같이 통신 장비 수요가 높은 개발도상국 시장에 발을 담그기도 했다.
우리넷은 이러한 배경을 발판으로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38.8% 높은 9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하지만 흐름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과거 한 때 주가가 3000원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16일 종가는 8070원으로 다소 회복된 상태이나 최근 9000원 선을 회복하지는 못하고 있다.
통신 장비업 종목은 특성상 새 통신 기술이 떠오르기 직전 인프라 투자가 활발하기 때문다. 이미 5G 포화 상태에 다다른 지금 통신 장비 종목인 우리넷이 관련 호재를 누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양자 암호로 널뛰는 주가, 분명한 성과 '아직'
우리넷은 주가 회복 돌파구를 새 먹거리에서 찾았다. 지난해 8월 임시 주총을 열고 양자통신 관련업, 드론 관련업 등 4개 사업을 목적에 추가했다. 그보다 앞선 2020년 KT로부터 양자 키 분배(QKD) 시스템 기술을 받는 등 양자통신 사업에 뛰어들 준비도 해왔다.
QKD는 양자를 이용해 암호를 주고 받는 암호 형태다. 기존의 수학적 알고리즘을 이용해 암호를 생성하고 푸는 방식과 다르다. QKD 방식은 외부의 해킹 시도가 감지되면 사용자에게 알려주기 때문에 이론상 도청이 불가능하다.
우리넷이 양자통신 사업을 엿본 이유는 높은 성장성 때문이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에 따르면 양자암호통신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연평균 39.8%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30년 24조5793억원까지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양자통신 사업 소식이 주가 흐름 측면에 긍정적인 영향을 부분도 있다. 관련 소식이 들릴 때마다 '널뛰기'를 했기 때문이다. 최근 사례로 보면 이달 2일 우리넷 종목은 대비 1050원(15.74%) 오른 772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우리넷의 양자 암호화 장비인 'QENC'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로부터 국내 최초로 보안기능 확인서를 발급 받았다는 소식이 들린 영향이다. 공공기관, 금융기관 등은 보안기능 확인서가 발급된 제품을 이용해야 하는데 QENC가 이러한 관문을 통과한 셈이다.
다만 주식 상승세는 장기적으로 유지되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 다음 거래일인 4일 우리넷의 주가는 1.3%(100원) 하락한 7620원에 마쳤다. 16일도 전일 4.6%(360원) 올랐던 상승세를 지키지 못하며 1.47%(120원) 낮아진 8070원을 기록했다.
우리넷의 주가가 박스권에 갇힌 이유는 양자 암호 관련 소식에 따라 등락을 오고 가지만 관련 제품의 성과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양자 암호 실적은 별도로 집계되지 않고 있다. 상용화는 2027년 이후로 거론되고 있어 관련 매출을 내기까지는 아직 한참의 시간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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