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앤다커' 판결문 뜯어보기]넥슨·아이언메이스, 어떤 전략이 결과 갈랐나②저작권 불인정·영업비밀 침해 인정…유사 장르 보편성 주장 통했다
황선중 기자공개 2025-02-27 07:55:18
[편집자주]
인기 게임 '다크앤다커' 저작권을 둘러싼 넥슨코리아와 아이언메이스의 소송전 결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최근 지식재산권(IP)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비슷한 형태의 저작권 분쟁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판결이 여타 인기 IP 저작권 분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더벨은 66장으로 구성된 판결문을 기반으로 핵심 쟁점과 법원의 판단을 면밀하게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5일 14시2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소송전의 묘미는 동일한 사실관계에 대한 상반된 해석이다. 넥슨코리아와 아이언메이스는 저마다 유리한 해석을 내놓으며 치열한 법리 다툼을 벌였다.다양한 게임을 개발 중인 넥슨코리아는 아직 출시하지 않은 게임에 대한 저작권까지 보호하려는 의지가 뚜렷했다. 물론 아이언메이스는 게임 저작권 사수에 총력을 기울이며 맞섰다. 결론적으로 저작권을 두고 승기를 잡은 건 아이언메이스다. 과연 어떤 주장을 펼쳐 이 같은 결과가 나왔는지 주목된다.
◇핵심 쟁점 "저작권 침해" vs "저작권 없어"
이번 소송전의 핵심 쟁점은 저작권 침해였다. 넥슨코리아는 아이언메이스가 자사 미출시 게임 <프로젝트 P3>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프로젝트 P3>는 자사 개발자들이 제작한 업무상저작물이면서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인 만큼 비록 미출시 상태였어도 저작권법 9조에 따라 저작권이 있다고 했다.
저작권법 9조에 따르면 법인이 업무상저작물 저작권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대외적인 공표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의 경우 별다른 공표를 하지 않아도 저작권이 인정된다고 예외를 두고 있다.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은 넓게 보면 소프트웨어를 의미하고 좁게 보면 소프트웨어를 구성하는 소스코드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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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넥슨코리아는 자신들이 저작권을 갖고 있는 <프로젝트 P3>와 <다크앤다커>의 유사성을 지적하며 저작권을 침해 당했다고 했다. 또한 아이언메이스가 넥슨코리아에서 <프로젝트 P3>를 제작하다가 퇴사한 개발자들이 설립한 회사라는 점을 토대로 아이언메이스가 <프로젝트 P3>을 기반으로 <다크앤다커>를 제작했을 것이라고 추론했다.
그러나 아이언메이스는 정반대 해석을 내놓았다. 아이언메이스는 넥슨코리아의 <프로젝트 P3>가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에 영상, 음악, 캐릭터, 아이템 같은 다양한 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만큼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이 아니라고 반론했다. 이에 따라 저작권 공표를 하지 않은 <프로젝트 P3>에 저작권이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두 게임의 유사성도 인정하지 않았다. 아이언메이스는 두 게임 사이 유사한 구성요소가 많지도 않을뿐더러 구체적인 표현 형식도 다르다고 했다. 설령 일부 구성요소에서 유사성이 나타났다고 해도 그것은 <프로젝트 P3>의 창작적인 표현이 아니라 비슷한 장르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전형적인 표현이라는 논리로 맞받아쳤다.
◇영업비밀 침해, 부정경쟁행위 여부도 쟁점
또 다른 핵심쟁점은 영업비밀 침해였다. 넥슨코리아는 아이언메이스를 창업한 최주현 이사가 넥슨코리아 재직 시절 <프로젝트 P3> 정보를 외부로 유출했다는 점을 근거로 영업비밀 침해를 주장했다. 아이언메이스가 <다크앤다커>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넥슨코리아의 영업비밀인 <프로젝트 P3> 정보를 무단 활용했다는 이야기다.
나아가 넥슨코리아는 아이언메이스의 행위가 부정경쟁방지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로젝트 P3> 정보는 자신들이 상당한 투자와 노력으로 만든 성과이기 때문에 아이언메이스가 이와 실질적으로 유사한 <다크앤다커>를 서비스하는 것은 공정한 경쟁 질서를 해치는 행위라는 입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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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이언메이스는 <프로젝트 P3> 정보가 넥슨코리아 영업비밀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설령 영업비밀이라고 인정해도 영업비밀 유출시점인 2021년 6월 기점으로 3년 이상이 지난 만큼 영업비밀 보호기간이 도과했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넥슨코리아의 영업비밀 침해금지청구권은 소멸했다고 주장했다.
부정경쟁방지법 위반도 인정하지 않았다. <프로젝트 P3>가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든 성과가 아니라고 했다. 아이언메이스는 <프로젝트 P3>가 프리프로덕션 단계 진입 직후 중단된 프로젝트인 만큼 명성이나 고객흡입력도 없다고 했다. 또한 투입 비용, 인력, 기간이 게임업계 통상적인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결론적으로 재판부는 저작권 경우 아이언메이스 손을 들어준 반면 영업비밀 침해는 넥슨코리아 손을 들어줬다. 업계에선 이번 재판의 핵심 사안이 영업비밀보다 저작권 침해였던 만큼 아이언메이스가 건진 게 더 많은 결과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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