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3사에 1조 수혈…포스코홀딩스 '재무의 힘' 순현금 3조, 그린본드로 1조 조달…증자 여력 충분, 실적 반등 기대감도
이호준 기자공개 2025-05-14 10:42:41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3일 18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홀딩스가 이차전지 자회사들의 소방수로 나섰다. 전기차 시장 위축으로 대규모 적자를 겪던 포스코퓨처엠,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에 약 1조원을 수혈하며 재무 위기를 진화한 주체가 결국 모회사였음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이 같은 지출에도 재무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지난달 7억달러(1조원) 규모의 글로벌 그린본드를 발행해 필요한 실탄을 마련한 상태다. 철강 시황도 저점을 지나며 스프레드가 개선되고 있어 본사에 가해질 압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포스코홀딩스는 13일 이사회를 열고 포스코퓨처엠,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의 유상증자에 각각 5256억원, 3280억원, 69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총 9226억원 규모다.
배경은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이다. 캐즘 국면이 사업에 직격탄이 됐다. 포스코퓨처엠의 올해 1분기 배터리소재 영업이익은 24억원,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은 작년 말 기준 1228억원 순손실을,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는 700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재무 여건도 흔들렸다. 포스코퓨처엠의 1분기 말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은 4599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4200억원 감소했다.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은 부채비율이 481%에 달했고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는 자본 대부분이 잠식 위기다.
이처럼 구조적인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결국 모회사가 전면에 나선 셈이다. 물론 사실상 예정된 수순이었다. 실제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포스코퓨처엠 유상증자 가능성을 묻는 애널리스트의 질문에 “전기차 수요 둔화 등 시황을 감안하면 단기 지원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빠듯한 상황 속 뒷배는 튼튼했다. 작년 말 기준 포스코홀딩스의 현금성자산은 약 3조원. 정확한 이동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장인화 회장 부임 이후 그룹 차원에서 진행 중인 저수익 자산 정리 프로젝트가 자금 확보에 한몫했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부터 그룹이 이를 통해 누적해 확보한 현금 규모는 9500억원 수준이다.
또, 지난달에는 총 7억달러(9982억원) 규모의 글로벌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5년 만기 4억달러, 10년 만기 3억달러로 구성됐다. 포스코홀딩스가 글로벌 채권을 찍은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이차전지 소재 회사 증자 자금에 맞먹는 돈을 미리 조달했다는 의미가 크다.
무엇보다 실적 반등 조짐도 뚜렷하다. 포스코홀딩스는 순수 지주회사다. 수익원이 배당이다. 작년 영업활동 현금흐름 1조8178억원 중 1조8129억원이 계열사 배당금이었다. 이 가운데 포스코가 8880억원을 보탰다. 결국 핵심은 철강이다.
이런 가운데 포스코는 올해 1분기 346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시장 전망을 웃돌았다. 특히 지난해 4분기 80억원에 머물렀던 해외 법인은 올해 1분기 680억원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한동안 부진했던 시황이 숨통을 트기 시작한 셈이다.
2분기에도 긍정적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우리 정부의 중국산 철강에 대한 반덤핑 관세, 중국의 감산 정책 등이 맞물리면서 시장 기대는 커지고 있다.
포스코홀딩스의 기초 체력 역시 견고하다. 작년 말 기준 순현금은 3조원. 2022년 분할 이후 줄곧 2조원대를 유지해왔는데 그 규모가 더 커졌다. 이번 1조원 증자 이후에도 2조원 이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순현금이란 보유 현금이 총차입금보다 많은 상태를 말한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캐즘 이후 시장 성장에 대비해 투자사업을 마무리하고 재무 개선을 통해 이차전지 소재의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핵심사업 책임경영 차원에서 유상증자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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