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5월 19일 07시4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지부진했던 MG손해보험 처리 방안이 마침내 확정됐다. MG손보의 기존 보험계약을 가교보험사(정리금융회사)를 거쳐 5개 대형 손해보험사인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메리츠화재, KB손보가 최종적으로 떠안는 '계약이전 방식'이다.보험계약은 조건 변경없이 유지된다. 현재 MG손보 보험계약은 약 151만 건이다. 계약자는 개인 약 121만 명, 법인 약 1만 개사다. MG손보 임직원은 필수 인력을 중심으로 채용된다. 추후 5개 손보사로 이직할 기회를 제공받을 수도 있다.
가교보험사를 통한 계약이전 방식은 자체 경영정상화나 매각, 합병이 불가능한 가운데 도출될 수 있는 최선의 시나리오라고 평가된다. 금융당국도 계약자 보호, 금융시장 안정, 보험산업 신뢰 유지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강조한다.
최선의 시나리오를 주도한 건 금융당국이다. 하지만 주인공은 아니다. 금융위 산하 예금보험공사가 가교보험사를 설립한다는 점에서 주목받지만 핵심은 계약이전이다. 결국 계약을 이전받고 소비자 피해와 혼란을 최소화한 건 보험사들이다.
주요 재원을 마련한 것도 역시 보험사다. MG손보 정리에 소요되는 비용은 국고 등 공적자금이 쓰이지 않는다. 관련 법령에 따라 보험사들이 보험계약자 보호를 위해 이미 적립해 놓은 예금자보호기금을 통해 충당하게 되기 때문이다.
보험사들도 실익은 있다. 121만 명의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간접 효과가 있고 보험계약자 데이터베이스도 늘릴 수 있다. 포화산업인 국내 보험시장에서 대규모의 신규 고객 및 데이터베이스가 지닌 가치는 상당하다.
그러나 보험사들로선 얻는 것보단 잃을 게 많은 작업이다. MG손보 보험계약 상당수는 1세대 실손보험처럼 손해율이 높아 리스크를 짊어지는 측면도 있다. 특히 최종 계약이전까지 수년이 걸리는 작업인 만큼 투입될 리소스가 상당할 수밖에 없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처리 방안을 발표하면서 "5개 손보사가 인수 과정에서 이익도 손해도 없을(No Profit, No Loss)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말대로라면 사기업 입장에서 이익 없는 고난도 작업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손해 아닌가.
이처럼 보험사가 부실금융사를 책임진 건 처음이 아니다. 2003년에도 리젠트화재 계약을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메리츠화재, KB손보가 이전받으며 소비자 피해와 시장 혼란을 막았다. 이번에도 보험산업의 신뢰를 지킨 건 플레이어, 보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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