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투자풀 지각변동]삼성자산운용, OCIO 조직 더 키운다⑭투자풀본부 산하 자문팀 신설 계획…공직유관단체 타깃팅·입찰 대응
구혜린 기자공개 2025-06-24 15:02:17
[편집자주]
연기금투자풀 운용은 까다롭고 보수가 낮지만, 70조원 자금을 굴린다는 점에서 국내 자산운용사들에게 '명예의 전당'으로 인정된다. 올해로 '25돌'을 맞은 투자풀은 대변혁을 앞두고 있다. 그간 통합펀드를 운용하는 주간운용사 자격은 자산운용사에게만 주어졌으나, 증권사에게도 개방되면서다. 더벨은 연기금투자풀 제도의 변화 배경과 이를 둘러싼 업계의 다양한 이슈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20일 07시3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자산운용이 OCIO(외부위탁운용관리) 조직을 키운다. 조만간 인사를 통해 연기금투자풀 전담조직에 인력을 추가할 계획이다. 단순히 인력을 보강하는 차원을 넘어 자문업무를 전문적으로 전담할 팀을 신설하는 게 핵심이다. 정부가 공직유관단체의 투자풀 여유자금 예탁을 허용함에 따라 잠재 수익자를 고려한 전략적 판단이다. 주간운용사 입찰에 참여할 경쟁사를 견제한 행보로도 풀이된다.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조만간 내부인사를 통해 OCIO 조직 산하 신규 팀을 신설하고 인력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삼성자산운용 OCIO 조직은 크게 기금사업부문 산하에 투자풀사업본부, 산재보험기금사업본부 등 2개 본부가 배치돼 있는데 이 중 투자풀사업본부에 인력이 추가되는 것이다.
신규 팀은 자문업무를 담당하는 팀이다. △현재 투자풀에 자금을 맡기고 있는 기관 중 완전위탁형으로 위탁하는 곳 외에 자문을 필요로 하는 곳 △투자풀에 신규로 들어오도록 허용된 공직유관단체 등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자문을 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정부의 출자·출연·보조를 받거나, 정부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기관·단체인 공직자윤리법상 공직유관단체의 투자풀 예탁을 올해부터 허용했다.
사실상 잠재수익자에 대응하는 역할이 크다. 현재 투자풀 예탁이 가능한 국가재정법상 기금 및 공공기관은 67개에 불과하다. 최초 위탁규모가 10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는 허들이 있기는 하나, 기재부가 예탁을 허용한 공직유관단체의 수는 1000여개에 달한다. 기재부는 이들의 여유자금 위탁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재무예산관리 기준 경영평가를 진행할 것이므로 자산배분 자문 서비스의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다.
기능을 전문화하는 차원도 있다. 신설 팀은 기존 마케팅팀과는 역할이 구분된다. 마케팅 조직은 기금 및 기관 영업에만 초점을 맞춰 원하는 상품 니즈를 파악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자문팀은 기금 및 기관의 현재 포트폴리오 점검, 희망하는 포트폴리오의 파악, 현재 리스크 수준 및 개정할 부분을 조언하는 등의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으로 영업지원을 전문적으로 하는 팀을 신설하는 셈이다.
내부적으로 OCIO 조직에 상당한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자산운용은 타 운용사 대비 인당 매출액 수준이 높은 편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각종 입찰에 참여할 제안서 작성시 1인당 약 3억원의 매출액을 잡는 것으로 전해진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삼성자산운용의 인당 매출액 수준은 업계 톱 클래스"라며 "직급에 따라 다르지만, 실제 연봉의 2.5~3배로 매출을 잡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조만간 진행될 연기금투자풀 입찰에 대비한 전략적 보충인 셈이다. 삼성자산운용은 현재 약 40조원의 연기금투자풀 통합펀드를 운용 중이다. 투자풀사업본부 내 마케팅 조직이 활발한 기금 영업에 나선 결과 지난 4년간 두 배가량 운용규모를 늘린 것으로 전해진다. 기술평가에서 향후 4년간 투자풀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바를 설명할 때 과거 노하우와 더불어 새로운 무기(자문조직)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사를 고려한 행보로도 풀이된다. OCIO 업계를 통해 파악한 바에 따르면 현재 연기금투자풀 전담인력 조직 규모는 주간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삼성자산운용이 35명 안팎으로 대동소이하다. 백오피스 인력 포함 여부 등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전담조직 기준만 다르다. 다만 새롭게 투자풀 주간운용사 자격에 도전할 증권사의 경우 50여명에 달하는 인력을 제안서에 써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기금투자풀 입찰은 인력이 핵심이라는 분석이 중론이다. 한 OCIO 업계 관계자는 "현재 보유 인력과 향후 전담조직에 포함될 인력 규모에 각각의 경력을 가산해서 점수화하지만, 압도적으로 그 수가 많을 경우에는 정량 싸움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라며 "자산운용사들은 과거 단일 수익자 기금 입찰에서 증권사들이 50명에 근접한 인원을 써낸 것을 분명히 봤고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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