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벨로퍼 프로젝트 리포트]한화 컨소 '3조' 잠실MICE, 실시협약 지연되나사업비 증가에 투자금 부담, 에어로스페이스로 지원 나비효과 거론
이재빈 기자/ 박새롬 기자공개 2025-06-24 07:23:31
[편집자주]
부동산 시장은 움직인다. 같은 땅이라도 계획과 전략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가장 앞단에서 각종 변수에 대응해 밑그림을 그린 부동산 디벨로퍼(Developer)의 성공 사례가 주목을 받는 이유다. 훗날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마스터피스가 등장하고 프로젝트도 계획되고 있다. 디벨로퍼들의 주요 개발 사업을 선별해 히스토리와 의미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23일 07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총 사업비가 3조원을 상회하는 서울 잠실MICE 복합개발사업의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하반기로 계획됐던 실시협약 체결 시점이 해를 넘길 수 있다는 관측이다. 사업비가 증가한 가운데 컨소시엄의 투자금 회수 구조를 두고 주무관청인 서울시 측과 의견 조율에 적잖은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관사인 한화그룹이 성장성이 높은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면서 잠실MICE 복합개발사업에 대한 의사결정이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2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잠실MICE 복합개발사업의 착공 시점이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간투자 복합개발사업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사전협상, 실시협약 등을 거쳐 공사가 시작된다. 현재 착공 전 단계인 실시협약 체결을 논의하는 과정에 머물러 있다.
개발사업 관계자는 "실시협약 체결을 앞두고 민간 컨소시엄 주관을 맡은 한화그룹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협상 마무리가 늦어지고 있다"며 "그룹 차원의 결단이 없으면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업은 서울 송파구 잠실운동장 인근 35만7576㎡ 부지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전시·컨벤션과 야구장, 수변레저시설을 비롯해 호텔과 업무시설, 문화시설 등이 조성된다. 2021년 12월 한화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한화의 지분율은 15%이고 그룹 전체 기준으로는 39%다. 이밖에도 HDC그룹과 하나금융그룹 등이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사전협상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듬해인 2022년 3월부터 시작됐다. 인허가권자인 서울시와 한화 컨소시엄은 같은해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착공에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사업비 협상 등이 길어지면서 사업 진행이 늦어지고 있다. 현재 기준 사업추진 목표는 2025년 하반기 실시협약 체결과 2026년 상반기 착공이다.
총 사업비는 2016년 1월 불변가격 기준 2조1672억원으로 책정됐다. 이 가운데 한화 건설부문이 수령할 공사비는 약 8000억원이다. 다만 2016년 대비 물가가 크게 상승한 만큼 현재 책정된 사업비는 3조원을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공사비 규모 역시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총 사업비 등 대략적인 사안들은 서울시와 컨소시엄의 합의가 마무리된 상황이다.
다만 사업비가 증가하면서 준공되는 시설 이용료와 임대료, 자금조달 조건 등 세부적인 사항을 두고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 사업비 증가가 한화그룹의 결단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핵심쟁점은 민간 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 구조로 보인다.
잠실MICE는 수익형민간투자사업(BTO)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다. 민간 투자자가 자금을 투입해 시설을 조성하면 이를 국가에 기부채납해야 하는 구조다. 기부채납 후에는 40년간 시설을 운영해 투입된 비용을 회수하고 수익을 확보한다. 한화그룹 입장에서는 사업비가 증가한 만큼 시설 이용료와 임대료 등의 인상을 통한 수익성 제고가 필요한 셈이다.
반면 인허가권자인 서울시는 이용료와 임대료 인상은 최소화하고 수익 다변화와 운영구조 개선 등을 통한 수익성 제고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양측의 눈높이 차이로 인해 한화그룹이 사업조건을 두고 심사숙고를 거듭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한화는 최근 방위산업과 우주항공 등 미래 성장성이 높은 분야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요 계열사에 조단위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만큼 장기간 투자금이 묶일 수 있는 잠실MICE 개발사업을 두고 저울질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서 한화임팩트와 한화에너지 등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유상증자를 통해 1조3000억원을 투입했다. 오는 7월 단행될 일반공모 유상증자에는 잠실MICE 프로젝트 추진의 핵심인 한화가 참여한다. 지난 4월 공시 기준으로 한화가 투입하는 금액은 6035억원이다. 다만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 발행가액이 53만9000원에서 68만4000원으로 상향된 점을 감안하면 실제 투입 규모는 7658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계열사 지원에 2조원에 달하는 현금이 소요된 상황에서 실시협약이 체결되면 잠실MICE 프로젝트에도 수천억원의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컨소시엄은 총 사업비의 15%를 에쿼티로 투자하기로 서울시 등과 합의했다. 사업비를 3조원으로 가정하면 필요한 금액은 4500억원이다. 이 가운데 한화그룹이 투입해야 하는 몫은 1755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사업비가 늘어날수록 한화그룹이 투입해야 하는 규모가 커질 전망이다.
컨소시엄 측 관계자는 "대략적인 협상은 마무리됐으나 세부적인 수익구조와 운영계획, 금융조달 조건 등을 두고 마무리 논의가 진행되는 중"이라며 "기존 계획대로 연내 실시협약 체결과 2026년 상반기 착공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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