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에 힘쏟은 트러스톤, 법적 대응 카드까지 꺼냈다EB 발행 결의에 반기, 자사주 활용 두고 충돌
고은서 기자공개 2025-07-02 15:53:02
이 기사는 2025년 06월 30일 10시2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이 태광산업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자사주 전량을 기초자산으로 한 교환사채(EB) 발행 결정이 주주이익을 훼손했다는 이유에서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법원에 처분금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에 대해서는 금융감독원 신고를 예고했다.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지난 27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 자사주 27만1769주(지분율 24.41%) 전량을 교환대상으로 하는 3200억원 규모의 EB를 발행하기로 결의했다. 사모 방식으로 만기 3년, 표면 및 만기 이자율은 모두 0%다. 회사 측은 조달 자금을 올해와 내년 신사업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번 EB 발행이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를 희석시키고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자사주를 외부에 이전하는 구조는 사실상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유사한 효과를 낳는다는 설명이다. 특히 상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는 상황에서 소각이 아닌 처분을 선택한 것은 제도 시행 이전에 자사주를 정리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시각도 내놨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태광산업이 밝힌 EB 발행 목적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회사는 2022년 말 10조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계획을 발표했으나 이후 뚜렷한 집행 성과를 시장에 공유하지 않은 바 있다. 최근 1조4000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과 SK브로드밴드 지분 매각대금 9000억원이 유입된 점을 감안하면 외부 자금 조달의 시급성과 필요성 역시 떨어진다고 봤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번 법적 대응에 앞서서도 태광산업을 상대로 꾸준히 주주활동을 벌여왔다. 지난해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후보를 각각 추천하며 이사회 진입을 시도했다. 올해 초에는 이호진 전 회장의 복귀를 안건으로 임시 주총 소집을 요구했다. 태광 측이 건강 문제를 이유로 사내이사 선임이 어렵다고 밝히자 트러스톤자산운용은 기타비상무이사로 방향을 틀어 대응 방식을 조율하기도 했다.
이사 추천과 임시주총 요구 외에도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 중장기 투자계획의 이행 등과 관련한 요구도 지속돼 왔다. 그간의 활동은 경영진 교체보다는 주주환원 확대와 기업가치 제고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번 EB 발행에 대한 법적 대응은 그 연장선상에서 꺼내든 강경 수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자사주 활용 문제 역시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지속적으로 지적해온 사안이다. 태광산업은 최근 10년간 평균 배당성향이 2%에 그쳤고 현재 주가는 순자산가치(PBR) 대비 0.3배 수준이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자사주 소각을 통한 주주환원 대신 EB 발행을 택한 이번 결정이 주주가치 제고와는 거리가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번 법적 대응과 별도로 해당 결의에 찬성한 이사들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사회 차원의 판단과 책임을 문제 삼겠다는 의미다. 금융감독원 신고와 별도로 이사회의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문제제기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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