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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산업, EB 발행 중단…신사업 투자 차질빚나"트러스톤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 법원 결정 기다릴 것"…금감원도 공시 정정명령

정명섭 기자공개 2025-07-03 10:48:28

이 기사는 2025년 07월 02일 15시4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광산업이 자기주식을 기반으로 한 교환사채(EB) 발행을 잠정 중단한다.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이하 트러스톤)이 법원에 이사회 결정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며 주주권익 침해 논란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애경산업 인수를 포함한 태광산업의 신사업 투자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태광산업은 2일 "보유 자기주식을 기초로 발행하는 EB 발행과 관련해 트러스톤 측의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결정이 나올 때까지 향후 후속 절차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트러스톤이 지난달 30일 서울지방법원에 이사들의 위법 행위 중지를 요청하는 가처분 신청을 한 데 따른 조치다.

태광산업은 지난달 27일 자기주식 지분 24.41% 전량을 교환 대상으로 하는 3186억원 규모 EB를 발행하겠다고 공시했다. 뷰티와 에너지, 부동산개발 등 신사업 투자에 쓸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트러스톤은 자기주식을 교환 대상으로 하는 EB는 교환권 행사 시 사실상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동일한 효과가 있어 기존 주주의 이익을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부가 추진 중인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에 앞서 주주 보호 정책을 회피하려는 꼼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태광산업 이사회에선 김우진 사외이사를 제외한 이사 5명이 EB 발행에 찬성했다. 김 이사는 트러스톤 측이 작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추천해 이사회에 입성한 이사다. 태광산업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김 이사는 EB 발행 시 기존 주주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반대표를 행사했다. 그러나 트러스톤 측이 추천한 안효성 사외이사와 정안식 사내이사(영업본부장)는 EB 발행에 찬성했다.

태광산업의 EB 발행 과정은 전반적으로 매끄럽지 못했다. 공시에 발행 상대방을 누락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공시 정정 명령을 받았다. 자본시장법상 상장사는 자기주식을 처분하려면 이사회에서 처분 상대방을 정해야 한다. 금감원은 '신사업 투자 등'으로만 적혀있는 자금 용도도 더 구체화하라고 지적했다.

태광산업은 금감원의 보완 지시를 받은 후 긴급 이사회를 거래 상대방을 한국투자증권으로 명시했다. 조달한 3168억원 중 2000억원을 뷰티 관련 신사업 투자에, 400억원은 PAR(폴리아릴레이트) 섬유개발에, 768억원은 NaCN(청화소다) 등 석유사업 투자에 활용하겠다고 공시했다.

EB 발행 지연으로 태광산업의 신사업 투자 계획이 일부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앞서 태광산업은 화장품과 에너지, 부동산 개발 관련 기업 인수와 설립을 위해 1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1조원을 먼저 투입하고 내년에 50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한다. 태광산업은 우선 EB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애경산업 인수전에 투입할 방침이었다.

지난 5월말 기준 태광산업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1조90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신규 사업에 투입할 수 있는 자금은 1조원 미만이라는 게 태광산업 측 설명이다. 기존 석유화학, 섬유 부문에 5000억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한 데다 업황 둔화로 약 5600억원의 예비 운영자금도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3~4개월치 운영자금에 해당하는 규모다.

태광산업은 울산 석유화학 2공장과 저융점섬유(LMF) 공장이 가동을 중단해 시설 철거와 인력 재배치에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나일론 생산공장 일부와 중국 스판덱스 공장도 조만간 가동이 중단될 예정이라 이에 따른 운영자금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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