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경영 거버넌스 점검]포스코이앤씨 산업재해로 그룹 대응 불가피포스코홀딩스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 정책 총괄, C레벨 협의체에는 포스코이앤씨도 참여
이돈섭 기자공개 2025-08-05 08:24:35
[편집자주]
연이은 산업재해 소식으로 안전경영이 화두에 올랐다. 재계는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을 계기로 산업안전 정책을 다양한 방식으로 고민하고 있고 그동안 의미있는 변화를 달성한 기업도 적지않다. 하지만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곳들이 있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theBoard는 주요 기업의 안전경영 관련 거버넌스를 심층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7월 31일 07시19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재해 사망사고 소식이 잇따르는 가운데 각 기업별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비판한 포스코이앤씨 현장 사망사고 역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으로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포스코그룹 거버넌스 구성에 따라 포스코이앤씨 사고가 비단 특정 계열사 문제가 아니라 그룹 전체의 이슈로 번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포스코그룹은 포스코홀딩스를 정점으로 그 산하에 49개 계열사가 포진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이사회 산하에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ESG위원회를 두고 안전·보건 리스크를 비롯해 각종 환경 정책 등을 다루고 있다. 그룹 ESG 정책 이행은 포스코홀딩스 미래전략본부 경영전략실에서 담당하는데 이 조직은 포스코그룹 C레벨 협의체인 그룹 ESG 협의체에 반기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보고하며 개선책을 논의하고 있다.
ESG 협의회에는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을 비롯해 홀딩스 주요 임원, 주요 4개 계열사 대표가 참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포스코와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이앤씨, 포스코퓨처엠 등이다. 작년 한해 반기에 한번씩 두 차례에 걸쳐 친환경 재무 KPI 관리전략을 비롯해 탄소중립 로드맵 롤링, 포스코인터내셔널 인도네시아 팜농장 ESG 이슈 개선, 그린워싱 규제 대응, 그룹 RE100 대응 전략 등을 논의했다.
최근 산업재해로 도마 위에 오른 포스코이앤씨의 경우 그룹 ESG 정책 적용을 받으면서 직간접적으로 지주사에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셈이다. 비상장사인 포스코이앤씨 이사회에는 사내이사 2명과 기타비상무이사 3명이 참여하고 있는데 기타비상무이사에는 포스코홀딩스 측 김승준 부사장(재무 IR본부장)이 이름을 올리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포스코그룹 차원의 경영 방침이 포스코이앤씨 이사회에 직접 전달될 수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일부 기업의 경우 모회사가 자회사 경영에 관여하는 관례가 있는데 포스코홀딩스가 이사회와 기타 협의체 등을 통해 계열사 안전보건 이슈에 실제 어느 정도로 관여하고 있는지가 관건"이라면서 "포스코그룹의 경우에도 포스코이앤씨 개별 기업 이슈에 그칠 수도 있지만 안전경영 분야에 지주사 관여가 있었다면 그 정도에 따라 불씨가 그룹 전체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2021년 제정된 중대재해처벌법의 핵심은 기업이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위반하고 인명피해 사고를 내면 해당 기업 경영 책임자에게까지 그 책임을 묻는다는 점이다. 포스코 포함 여타 기업들은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후 안전보건책임자를 영입하고 산하에 관련 조직을 꾸려 대표이사에게 집중된 책임을 분산시키는 데 주력했다. 일부 오너 기업의 경우 최대주주와 전문경영인이 각자 대표 체제를 구축한 것도 비슷한 취지다.
하지만 중대재해처벌법이 경영 책임자를 사업을 대표하고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이로 한정하고 있는 만큼 별도 조직을 갖췄다고 해서 대표의 책임을 완전히 덜어낼 순 없다. 더군다나 중대재해처벌법은 기본적으로 형사법이다. 수사기관 입장에선 경영 총괄 권한은 있으면서 사고 책임만을 다른 이에게 전가하는 행위를 잘 가려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책임 여지를 잘 가려내는 것이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SPC삼립의 경우 관계사 공장에서 사고가 발생했는데 관계사 대표이사뿐 아니라 그룹 오너십을 가진 허영인 회장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주장이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SPC삼립 모회사 파리크라상 지분 63.3%와 SPC삼립 지분 4.64%를 갖고 있는 허 회장은 현재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그룹도 단순 계열사 문제로 그치지 않을 분위기"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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