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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이앤씨, CSO 컨트롤타워 역할 '물음표'김현출 안전보건센터장 3월 선임, 2년 새 2회 교체…중처법 시행 후 8건 사망사고 발생

정지원 기자공개 2025-08-01 07:39:57

이 기사는 2025년 07월 31일 07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초 새로운 최고안전책임자(CSO)를 선임했다. 지난해 3건의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뒤 1년 만에 CSO 교체 인사를 단행했다. 하지만 올해도 마찬가지로 4명의 노동자가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 숨졌다.

포스코이앤씨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안전경영 우등생으로 꼽혔다. 2022년 초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이 시행되기 전부터 안전조직인 안전보건센터를 설립해 운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송치영 전무가 포스코엠텍 신임 사장으로 가면서 CSO 위상이 떨어짐과 동시에 안건보건센터의 중대재해 방지를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도 흔들리게 됐다.

◇송치영 전무, 2021~2023년 안전조직 총괄…지난해 포스코엠텍 이동

포스코이앤씨는 건설사 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안전조직을 갖췄다. 포스코이앤씨가 안전보건센터를 만든 건 2018년이다. 같은 해 국내 건설사 최초로 ISO 45001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을 받았다. 다른 건설사들이 중처법 시행을 앞두고 관련 조직을 갖춘 것과 비교하면 포스코이앤씨는 안전경영에 대한 책임의식을 훨씬 전부터 갖고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안전보건센터장 자리에 전문 임원을 앉히고 CSO직을 맡겼다. 초대 김종래 전무를 거쳐 김영동 상무가 CSO 자리를 넘겨받았다. 2021년에는 송치영 전무가 세 번째 CSO로 낙점됐다. 중처법은 2021년 1월 제정 공포된 뒤 2022년 1월부터 본격 시행됐다. 당시 송 전 CSO에게 안전조직을 정비 및 강화하는 중책이 맡겨졌던 셈이다.

송 전 CSO는 그룹 내 안전 전문가였다. 포스코 출신인 송 전 CSO는 포스코이앤씨에 합류하기 전까지 안전 관련 부서에서 경력을 쌓았다. 2014년 포스코 광양제철소 안전방재부장, 2018년 포항제철소 안전환경담당 부소장 등을 지냈다. 2021년에는 가톨릭대 보건대학원 안전보건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하는 등 전문성을 한층 더 키웠다.

그룹 내 위상도 높았지만 CSO로서 권한도 막강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송 CSO에게 조직, 인사, 예산 등 안전보건에 대한 독립적인 의사결정 권한을 부여했다. 2022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송 전 CSO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기도 했다.

중처법 시행 첫 해 포스코이앤씨는 재해사고 0건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이듬해 인천 연수구 아파트 공사장에서 대형 거푸집(갱폼)에 노동자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다른 건설사들과 비교해선 안전사고를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안전 전문가 CSO 선임에도…2024년 3건, 2025년 4건 산재 사망

송 전 CSO가 포스코엠텍으로 떠난 시점이 포스코이앤씨 안전조직이 흔들리기 시작한 때와 맞물린다. 그는 2023년 말 포스코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포스코엠텍 신임 사장으로 선임됐다. 이후 포스코이앤씨 4대 CSO로 정훤우 전 상무가 바통을 넘겨받았다.

정 전 CSO도 안전 관련 조직에서 경력을 쌓아온 전문가였다. 포스코 출신인 그는 광양제철소 안전방재그룹장을 맡았었다. 2022년부터 포스코 안전환경본부 안전기획실장을 지내다가 지난해 초 포스코이앤씨 CSO로 자리를 옮겼다. 정 전 CSO 역시 사내이사로 활동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포스코이앤씨의 산재 사망사고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그해 초 서울 서초구 재건축 공사 현장에서 하청업체 노동자가 철제 구조물에 깔려 사망했다. 같은 해 8월에는 강동구 공사 현장에서 30대 노동자가 감전사했다. 이어 10월에는 송파구 재건축 공사장에서 보행로 지붕이 무너져 2명이 다치고 1명이 숨을 거뒀다.

잇따른 사망사고에 정 전 CSO는 1년 만에 물러났다. 안전조직과 체계의 전면 재점검이 필요했지만 오히려 이후 CSO의 위상은 더 떨어졌다. 정 전 CSO의 뒤를 이어서 현 CSO인 김현출 상무가 올해 초 선임됐다.

김 CSO는 송 전 CSO, 정 전 CSO와 달리 포스코이앤씨 출신이다. 건설업과 현장에 대한 경험과 이해도가 더 뛰어났다. 토건사업본부, 건축사업본부를 거쳐 경영지원본부 안전환경사무국 안전팀리더, 경영기획본부 Q-HSE실 안전그룹장 등을 지내 안전관리 경험도 갖췄다. 송 전 CSO 시절 안전보건센터에서 안전보건기획그룹장을 맡기도 했다.

다만 그는 전임 CSO들과 달리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연간 경영 계획이나 안전보건 계획에 대해 직접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권한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김 CSO가 사내이사로 합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대해 포스코이앤씨는 이사회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CSO 역할을 강화하는 목적으로 사내이사에 선임하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이사회와 CSO 조직이 분리돼야 역량과 운영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현재 CSO는 안전조직 운영을 위한 조직과 인력, 예산에 대해 총괄 책임과 권한을 갖고 있다. 올해는 전년 대비 안전보건 특별 예산을 확대하고, 조직 체계도 강화했다. 최근 김 CSO가 안전 리스크 대응을 위한 TF를 꾸린다고 밝힌 만큼 추가 대책이 나올 가능성도 크다.

김 CSO 체제에서도 포스코이앤씨의 산재 사망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들어 4명의 노동자가 현장에서 숨졌다. 지난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추락사고로 근로자 1명이 사망했다. 이어 4월에는 경기 광명 신안산선 공사현장 붕괴사고와 대구 주상복합 현장 추락사고 등이 발생했다. 이달에는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에서 노동자가 천공기에 끼여 사망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CSO가 사내이사로 선임돼 활동하면 회사 경영 및 재무 현안에 대한 의사결정에도 참여해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봤다"면서도 "(사내이사 선임 등)책임 구조를 보다 명확히하고 대외 신뢰도 제고를 위해 다각도로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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