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투자 성적표 리뷰]크래프톤, 4년째 진행 중인 제2의 펍지 찾기프랜차이즈 IP 확보 목표 제작투자 확대, 영업권손상차손 3447억 '아직은 손해'
서지민 기자공개 2025-09-04 08:39:15
[편집자주]
게임업체는 자체 게임 개발뿐 아니라 '투자 성적표'로도 성과를 평가할 수 있다. 풍부한 유동성을 무기로 외부 기업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온 곳들이 다수이기 때문이다. 투자 대상은 경쟁력 있는 개발사에서부터 글로벌 진출을 겨냥한 신사업 분야까지 다양하다. 주요 게임사들의 투자 히스토리와 그 성과를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02일 15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크래프톤의 투자 키워드는 'Big 프랜차이즈 IP 확보'다. 펍지(PUBG) 의존도를 줄이고 새로운 대형 IP를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5년 내 매출 7조원, 기업가치 2배 달성이라는 중장기 목표를 내건 만큼 투자의 폭과 규모 모두 거침이 없다.핵심 사업인 게임 분야에서 세컨드 파티 퍼블리싱과 신흥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에 집중하는 동시에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비게임 분야까지 투자 범위를 확대했다. 계단식 성장을 위한 씨앗을 곳곳에 심어두고 본격적인 수확을 준비하는 단계라는 분석이다.
◇세컨드파티부터 신흥시장까지…프랜차이즈 확보 목표 전방위 투자
크래프톤은 성공적인 M&A를 통해 성장한 기업으로 손꼽힌다. 2015년 인수한 개발사 블루홀 지노게임즈가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해 글로벌 흥행신화를 쓰면서 크래프톤을 단숨에 업계 선두주자로 만들었다.
이에 힘입어 2021년 IPO에 성공한 크래프톤은 상장을 통해 모집한 대규모 자금을 활용해 제2의 펍지 찾기에 돌입했다. 2021년에만 비트윈어스, 드림모션, 띵스플로우, 언노운월즈 등을 인수하고 인도를 비롯한 신흥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를 진행했다.
2023년 '스케일 업 더 크리에이티브(Scale-Up the Creative)'라는 새 경영 기조를 내세우면서 투자 전략이 더욱 명확해졌다. 자체 개발 게임과 소수 지분 투자를 통해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성장성을 극대화(Scale-up)한다는 목표였다.
특히 타사 게임 유통 즉 '세컨드 파티(Second Party)' 퍼블리싱 강화를 강조하면서 외부 게임 개발사에 대한 지분 투자가 급격히 늘었다. 유망한 신규 개발사에 초기 투자해 10% 내외 지분율을 확보하고 퍼블리싱 권한을 갖는 전략이다.
2023년 플레이긱, 가든스 인터랙티브, 피플캔플라이 그룹, 2024년 레드 로버 인터랙티브, 럭커스게임즈 등 국내외 개발사에 각각 수백억원을 투입했다. 인도 및 신흥시장에 투입한 누적 투자금은 2021년부터 현재까지 약 2억달러에 달한다.

2025년에는 'Big 프랜차이즈 IP 확보'라는 경영 목표를 내세우고 공격적인 제작 투자를 추진 중이다. 자체 제작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해 신작 개발과 인재 확보에 집중하고 펍지와 같이 성공가능성이 높은 프랜차이즈 IP를 창출하겠다는 포부다.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영역 다각화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 핀테크 기업 캐시프리 페이먼츠, 애드테크 기업 넵튠, 광고 및 애니메이션 회사 BCJ-31 등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게 대표적 사례다.
올해 상반기 크래프톤의 현금흐름표를 살펴보면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출액이 무려 14조52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8% 증가했다.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취득에만 14조2700억원이 투입됐고 관계기업투자에도 618억원을 집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손상차손·지분법 손실' 리스크 동반, 투자 성과 가시화 언제쯤
공격적인 투자는 필연적으로 리스크를 동반한다. 우선 대규모 M&A 과정에서 쌓인 영업권이 잠재적 부담요인이다. 영업권은인수금액이 피인수사의 순자산가치보다 클 때 생기는 무형자산이다.
인수 기업의 손상검사 과정에서 회수가능액이 장부가액을 하회할 경우 손상차손을 인식해야 하고 이는 곧 당기순이익에 악영향을 미친다. 크래프톤이 지금까지 영업권에 대해 인식한 손상차손 규모는 총 3447억원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크래프톤의 영업권 규모는 3871억원에 달한다. 향후 피인수 기업들의 실적이 나빠진다면 3000억원 이상의 추가적인 손상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 기업들의 실적부진으로 인한 지분법손실 역시 수익성에 부담이 되는 요소다. 크래프톤의 지분법손실 규모는 2021년 10억원에서 2022년 353억원으로 급격히 확대된 후 2023년 442억원, 2024년 479억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현재 배틀그라운드에 힘입어 구축한 고수익 구조로 이러한 손실 리스크를 상쇄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기업가치 두배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투자한 기업들이 성과를 내 시장에 성장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관측이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2023년 '스케일 업 더 크리에이티브' 전략 발표 후 파이프라인 확장을 위한 투자를 대폭 확대했다"며 "코어 비즈니스인 게임의 기둥을 두껍게 만들어나가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비게임 부문 투자도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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