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투자 성적표 리뷰]넷마블, 2조 M&A 뒷받침한 '알짜' 포트폴리오엔씨·카카오뱅크·카카오게임즈·하이브 포진, 2021년 이후 지분 정리 돌입
서지민 기자공개 2025-09-05 08:00:01
[편집자주]
게임업계는 자체 개발력뿐 아니라 '투자 성적표'로도 성과를 평가받는다. 풍부한 유동성을 무기로 외부 기업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왔다. 투자 대상은 경쟁력 있는 개발사에서부터 글로벌 진출을 겨냥한 신사업 분야까지 다양하다. 더벨은 주요 게임사들의 투자 히스토리를 짚어보고 성과를 평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03일 15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넷마블은 국내 게임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지만 그간의 행보를 놓고 보면 '투자회사'라는 별칭이 무색하지 않다. 그 중심에는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창업주 방준혁 의장의 과감한 결단력이 있다.카카오뱅크, 카카오게임즈, 하이브 등 굵직한 포트폴리오로 막대한 차익을 실현했다. 이러한 주식 재테크는 넷마블이 본업인 게임 부문 성장 정체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M&A를 단행하고 재무 체력을 유지할 수 있던 배경이기도 하다.
◇2016년 경영전략실 신설 후 잉여 현금 활용 지분 투자 본격화
넷마블이 본업 외 투자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건 10년 전부터다. 2015년 매출액 1조원을 돌파하면서 고속 성장하면서 유동성이 급격히 늘어났고 이를 효과적으로 운용할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넷마블은 투자 전담 조직인 경영전략담당직을 신설하고 대규모 투자의 첫 발을 뗐다. 초대 경영전략담당은 서장원 현재 코웨이 대표였고 당시 방준혁 의장의 과감한 투자 결정에 호흡을 맞추며 2020년 넷마블이 인수한 코웨이로 적을 옮기기 전까지 활발한 지분투자가 진행됐었다.
가장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는 엔씨소프트다. 당시 김정주 넥슨 회장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간 경영권 분쟁에 백기사로 참전하면서 지분을 매입했다. 2015년 2월 3911억원을 들여 엔씨소프트 지분 8.88%를 취득했다.
2016년에는 카카오뱅크 준비법인 공동 발기인으로 참여해 40억원어치 지분을 매입했다. 이후 카카오뱅크 상장 전까지 총 917억원을 투자해 3.94% 지분율을 확보했다. 2018년에는 카카오게임즈 유상증자에 참여해 500억원을 투입하고 지분 5.64%를 확보했다.
2018년 4월에는 하이브(옛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2014억원을 투자해 2대주주로 올라섰다. 방준혁 의장과 하이브 방시혁 의장이 친인척 관계인 점이 투자 배경에 자리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2019년에는 생활가전 렌털업체 코웨이 인수라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1조7400억원을 투입해 지분율 25.1%를 확보하며 최대주주가 됐다. 게임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안정적 현금창출원을 확보하려는 목적이었다.

◇카카오뱅크·카카오게임즈 매각 차익 1조원 이상
넷마블의 투자 기조에 변화가 생긴 건 2021년이다. 당시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홍콩 카지노 게임사 스핀엑스 인수라는 승부수를 던졌고 이 과정에서 2015년부터 4년간 구축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쏠쏠하게 활용했다.
2조5000억원에 달하는 스핀엑스 인수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한 투자자산 정리에 나섰다. 당시 넷마블은 자체 자금으로 9000억원을 대고 1조6000억원을 외부에서 조달했다.
2021년 8월 보유한 카카오뱅크 주식 600만주를 매도해 4302억원을 확보하면서 유동화의 첫 발을 뗐다. 넷마블은 2021년 12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보유한 카카오뱅크 주식을 전량 처분해 1조원 이상의 현금을 거둬들였다. 투자 차익만 9860억원에 달한다.
스핀엑스 인수 결정 직후 카카오게임즈 지분도 정리했다. 2021년 8월 보유 주식 전량인 321만8천320주를 매도해 2536억원을 확보했다. 불과 3년만에 370%에 달하는 투자 수익을 실현한 셈이다.
하이브 지분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2022년 보유 중이던 하이브 주식 753만813주를 담보로 걸어 외화차입금을 차환했다. 2023년 11월에는 시간외 블록딜 방식으로 250만주를 처분해 5235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2024년 5월 주가수익스와프(PRS·Price Return Swap)를 통해 하이브 지분 110만주를 미래에셋증권에 처분하면서 2199억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올해 차입금 상환을 위해 하이브 지분을 활용해 25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 발행을 추진했으나 하이브 주가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면서 해당 계획을 일단 철회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넷마블은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스핀엑스, Kabam, 메타월드 등을 인수하면서 막대한 손상차손을 인식하고 재무구조가 불안정해졌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카카오 계열사, 하이브 등 지분 매각이 손익 개선에 기여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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