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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산업 M&A]앵커EP, 뒤늦게 가격 냈지만…가격 앞선 태광 '승기'본입찰 일자 2주 후 '조건부' 오퍼…태광, 자금력 등서 앞서

박기수 기자공개 2025-09-09 08:12:05

이 기사는 2025년 09월 08일 11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경산업 인수전에서 태광산업·티투프라이빗에쿼티·유안타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하 태광산업 컨소시엄)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본입찰 일자였던 지난 달 22일 공식 오퍼를 넣지 않았던 앵커에퀴티파트너스(이하 앵커EP)는 이달 5일 뒤늦게 금액을 써서 냈지만 매각 측은 더 높은 가격을 써낸 태광산업 컨소시엄을 우협으로 선정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앵커EP는 이달 5일 애경산업 인수를 위한 본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가 원매자들에게 공지했던 본입찰 일자보다 2주 늦은 시점이었다. 다만 앵커EP가 제시한 금액이 높지 않아 매각 측은 태광산업 컨소시엄을 우협으로 선정했다. 우협 공식 발표는 8일 오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딜에서 앵커EP를 두고 시장의 평가는 엇갈렸다. 4호 블라인드 펀드에 드라이파우더가 1조원 이상 남아있어 소진 이슈가 분명한 앵커EP는 이번 딜에서 가장 강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다만 매각 측이 요구하는 가격이 시가 대비 너무 높아 재무적 투자자(FI) 입장에서는 과감하게 가격을 쓸 요인이 적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앵커EP의 뒤늦은 비드로 원매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태광산업 컨소시엄과 폴캐피탈코리아는 22일 본입찰 일자에 맞춰 공식 비드를 넣었지만 앵커는 입찰일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하면서 딜을 2주일가량 지연시켰다. 이에 원매자들 일각에서는 매각 측에 강력하게 항의했다고도 전해진다.

앵커EP의 결정이 늦어진 이유는 투자심사위원회(투심위) 내 이견이 많았다는 점이 꼽힌다. 투심위 내부에서 인수 금액을 기꺼이 부담할 만한 애경산업의 성장 잠재력 요소 등을 요구했지만 결국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이에 삼정KPMG에 제출한 비드도 여러가지 조건이 달린 '조건부'였다고 알려진다.

운용역들의 퇴사도 배경으로 꼽힌다. 글로벌 투심위를 설득할 운용역들이 대거 퇴사하면서 딜을 이끌어갈 동력 자체가 강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앵커EP의 창립 멤버였던 이규현 전무를 비롯해 핵심 멤버로 꼽혔던 위세욱 부대표도 퇴사하는 등 인력 문제를 겪고 있다고 알려진다.

인력 문제의 배경에는 잇단 투자 실패가 거론된다. 앵커EP는 이투스·컬리·프레시지 등에 투자했지만 투자한 기업들의 기업가치 하락으로 엑시트에 난항을 겪고 있다. 2019년과 2020년 투자를 통해 경영권을 취득한 뷰티 기업 '더마펌'도 작년 207억원의 영업손실을 겪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펀드 소진 이슈로 애경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으나 투자심의위원회에서 쉽게 통과하지 못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애경산업 인수 무산으로 앵커EP는 드라이파우더 소진 이슈가 더욱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앵커EP는 2021년 2조원 규모로 4호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했지만 여전히 1조원 가량의 드라이파우더가 잔존해 있다.

한편 우협에 선정된 태광산업 컨소시엄은 본격적으로 애경산업 인수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보유 현금 분에 작년 SK브로드밴드 매각 등으로 태광산업은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만 1조9193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인수 희망금액은 4000억원대 후반으로 전량 에퀴티 취득도 가능하지만 투자 수익률 제고를 위해 컨소시엄 내 유안타그룹 측을 통한 인수금융 동원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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