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텍 열전]유한·SK바이오팜이 '러브콜'한 유빅스의 TPD 플랫폼①디그래듀서로 프로탁 방식 TPD 설계, 200여종 세트로 신약개발 단축
정새임 기자공개 2025-09-12 08:52:31
[편집자주]
정부가 세계 5대 바이오텍 강국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2027년까지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 3곳 이상을 배출하고 30조원 이상의 기술수출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다. 코로나19 이후 지속된 투자 혹한기를 이겨내며 사업적 성과를 축적한 바이오텍이 주목된다. 더벨은 플랫폼이나 임상 개발 등 성과를 쌓고 있는 바이오텍을 만나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11일 08: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암을 유발하는 특정 유전자·단백질을 표적하는 인히비터(저해제) 기반의 표적항암제는 높은 효과로 암 치료 패러다임을 바꿨다. 하지만 지속된 저해제 사용으로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더 이상 치료 효과가 잘 나지 않는 '내성' 문제가 고질적이다.이 대안으로 최근 활발히 개발되는 신약 기전이 표적단백질분해제, TPD다. 아직 상용화된 약은 없지만 항체약물접합체(ADC)처럼 미래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되면서 국내외 바이오텍이 개발에 뛰어들었다.
유빅스테라퓨틱스(이하 유빅스)는 국내 대표적인 TPD 개발사다. 창업 5년차부터 SK바이오팜, 유한양행 등 굵직한 국내 기업들과 협업을 맺었다. 프로탁(PROTAC) 기반의 자체 플랫폼을 통해 E3 리가아제 바인더와 링커를 최적의 조합으로 결합한 200여종의 세트가 핵심 자산이다.
◇최적의 TPD 구조 설계하는 플랫폼 구축, 200여종 세트 마련
유빅스의 출발점은 '플랫폼 경쟁력을 갖춘 TPD 기술'이었다. 단일 후보물질에 매달리는 구조가 아닌 프로탁 기반으로 다양한 TPD 신약 물질을 만들어내는 원천기술을 구축하고자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플랫폼이 '디그래듀서'다.
TPD는 현재 표적치료제로 많이 쓰이는 인히비터의 단점을 극복할 기술로 주목받는다. 인히비터는 특정 유전자·단백질에 결합해 기능을 저해하는 방식으로 종양을 억제한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약을 쓰다보면 타깃 단백질 구조가 바뀌면서 결합이 느슨해지고 치료제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이를 '약물 내성'이 생겼다고 본다.

TPD는 타깃 단백질에 붙어 E3 리가아제라는 효소를 통해 유비퀴틴을 활성화시켜 해당 단백질을 분해하는 기전이다. 타깃 단백질과 E3 리가아제를 TPD가 연결하면서 삼중복합체를 형성하는 작용이다.
설령 내성이 생겨 단백질 구조가 달라지더나도 느슨하게라도 삼중복합체만 형성되면 단백질을 분해해 효능을 낼 수 있다. 내성 발생 가능성을 크게 줄이면서도 기존 방식으로는 접근이 어려웠던 질병도 타깃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프로탁 방식의 TPD 구조는 표적 단백질과 결합하는 리간드와 E3 리가아제를 불러오는 바인더를 링커로 연결한 모습이다. 유빅스는 리간드와 링커, E3 바인더의 상호작용을 논리적으로 분석해 설계한 디그레듀서 플랫폼을 완성시켰다. E3 바인더는 한국화학연구원에서 도입한 독창적 구조의 바인더를 적용했고 이를 기반으로 최적의 단백질 바인더와 링커를 설정했다.
핵심은 '유비코어'라 불리는 200여종의 TPD 조합 세트다. 유비코어는 일종의 준비된 설계 도면이다. 유빅스가 지난 7년간 2000여종의 화합물을 합성·검증하며 약물성, 안정성, 투과성 등에서 최적화된 200여개의 후보군을 추렸다. 각각의 화합물에 대한 약리학적 프로파일이 정리돼 있어 새로운 타깃이 제시돼도 신속히 적용할 수 있다. 신약 후보물질 발굴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임상 진입 가능성이 높은 약물성을 사전에 담보한다는 장점이 있다.
서보광 유빅스테라퓨틱스 대표는 "200여종 각 조합의 프로파일을 모두 분석한 뒤 세부 카테고리를 나누어 세트를 구성했다"며 "새로운 타깃이 제시되면 200여종 세트에 적용해본 후 빠르게 약물성이 보장된 히트 물질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BTK 분해 UBX-303 1상 중, 유한 기술이전 물질도 임상진입 속도
유빅스의 플랫폼이 실제 파이프라인으로 연결된 대표 사례는 UBX-303-1(이하 303)이다. 303은 BTK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분해제다. 혈액암 환자에서 BTK 억제제가 많이 상용화 됐으나 내성이 발생할 경우 치료 옵션이 급격히 제한된다. BTK는 특히 TPD가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표적으로 알려져 있다.
내부적으로도 기대를 많이 걸고 있는 물질이다. 전임상에서 최저용량군에서도 유의미한 체내흡수율을 확인했다. 글로벌에서도 누릭스, 비원메디슨(구 베이진) 등이 BTK를 타깃으로 TPD 신약을 개발 중이다. 비원메디슨이 최근 BTK 분해제 3상에 진입해 개발 단계에서 가장 앞서있다.

유빅스도 임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한국, 폴란드 3개 국가에서 글로벌 1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임상은 세계 최대 CRO 중 한곳인 아이큐비아(IQVIA)와 협력해 운영 중이다. 내부적으로도 20년 이상 임상 경험을 가진 책임자가 진두지휘한다.
두 번째 축은 지난해 유한양행에 기술이전 한 AR 분해제 UBX-103이다. 전립선암을 타깃으로 하며 이르면 올해 하반기 임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한양행이 TPD 파이프라인을 확보한 첫 사례로 꼽힌다. 그 외 SK바이오팜과도 2022년부터 TPD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아직 후보물질 도출 단계에 있지만 단백질 분해 방식으로 면역체계를 건드리는 UBX-306도 눈여겨볼 만 하다. 기존 PD-(L)1 타깃의 면역항암제가 세포 외부 리셉터를 겨냥하는 것과 다르게 306은 세포 내부의 면역신호 조절 단백질을 타깃한다. 다양한 고형암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 대표는 "303의 경우 BTK 타깃 특성상 TPD의 강점이 가장 잘 발휘되는 약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2차·3차 치료 환자군에서 시작하지만 효능·안전성이 입증되면 1차 치료제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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