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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자본시장 접점 늘리는 하이브의 진짜 속내는조달처 확장 명분…1위 엔터사 입지 확인 해석도

김슬기 기자공개 2025-09-18 07:52:59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16일 14: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브가 국내 대표 엔터테인먼트 업계 최초로 신용등급을 받으면서 이목을 끌고 있다. 신용등급을 받았다는 것은 향후 채권 시장에 등장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기에 증권사들도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당장 하이브가 자본시장 조달을 진행할 가능성은 낮고 증권사들과의 접촉을 크게 늘리는 분위기는 아니어서 영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이브가 신용등급을 받은 이유는 조달 파이프라인을 늘리는 데에도 의미가 있지만 오너의 사법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시장 내에서 회사의 입지가 탄탄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미 현금성자산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현재 방시혁 의장은 기업공개(IPO) 과정상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엔터업계 첫 신용등급, 조달 방안 다각화 차원

16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가 하이브의 기업신용등급(ICR)을 'A+,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ICR의 경우 기업의 금융상 채무에 대한 전반적인 적기 상환능력, 채무 불이행의 가능성을 평가한 것이다. 회사채 발행을 전제로 한 평가는 아니지만 엔터업계 처음으로 신용등급을 받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하이브 관계자는 "중장기적인 경영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한 예비적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채의 경우 발행할 수 있는 기업이 한정적인 만큼 실제 조달이 가능한 상황인지에 대해 가늠해 보고 향후 필요하다면 회사채 조달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이브는 현재 KDB산업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 등으로부터 총 6360억원의 장기차입을 하고 있고 연 이자율은 3.37~4.09%에서 형성돼있다. 3.3%대의 차입금(2860억원)은 종속기업인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의 투자 지분과 임차보증금 일부를 담보로 제공했기에 조달 금리가 낮아진 것이다. 현재 3년물 A+ 등급 민평금리는 3.32%다.

향후 금리인하가 기대되는 만큼 때에 따라서는 공모채를 발행하는 게 조달 비용 측면에서 보다 유리할 수 있다. 하이브 역시 전략적인 판단에 따라 은행차입보다는 공모채 조달을 고려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또한 내년에는 발행어음 사업자 증가에 따른 모험자본 편입 확대로 A급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다만 증권사 IB들은 하이브가 당장 자본시장에 나와 조달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하이브는 현재 총차입금보다 현금성자산이 더 많아 실질적 무차입 경영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올 상반기 기준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은 1조5907억원이며 총차입금은 1조2346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3560억원으로 집계됐다.

◇방시혁 의장 '사법 리스크 불식' 시각도

하이브는 IPO나 유상증자, 전환사채(CB) 발행 등으로 시장성 조달을 진행했으나 비정기적으로 이뤄져 왔다. 2020년 9월 IPO(9626억원), 2021년 5월 유상증자(4456억원)를 진행했고 2021년 11월(4000억원)과 2024년 10월(4000억원) CB를 발행한 바 있다. 지난해 발행한 CB의 경우 2021년 차환 발행 성격이었다.

과거 IPO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JP모간이었고 공동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었다. 2021년 유상증자는 NH투자증권과 단독으로 진행했고 이후 있었던 CB 발행은 미래에셋증권과 함께했다. 결과적으로 IPO가 단초가 되어서 이후 자본시장 조달 파트너 인연으로 이어졌다. 상장 작업에 참여했던 이경준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현재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이들 증권사에 유리하다.

증권사 IB들 역시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타사 대비 앞서있다고 보고 있다. 이외의 대형 증권사들 역시 하이브 담당자를 정하고 영업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아직 관계가 깊지는 않다는 평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하이브의 경우 자금이 많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조달 이슈가 크지는 않아보인다"면서도 "향후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접점을 가져가려고 하지만 크게 진척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당장 조달이 급하지 않음에도 신용등급을 받은 데에는 자본시장에서의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해서라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부터 산하 레이블인 어도어의 경영권 분쟁과 아티스트인 뉴진스와의 법정 공방 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방시혁 의장 역시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의 수사를 받고 있다. 더불어 서울지방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도 진행 중이다.

현재 대주주인 방 의장을 비롯, 전직 임원들이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IPO를 앞두고 벤처캐피탈 등 기존 투자자들에게 "IPO 계획이 없다"고 속인 뒤 자신과 연계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도록 했고 방 의장은 이 거래로 약 1900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겼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온 아티스트와의 분쟁, 사법 리스크 등의 경우 현 상황에서 보면 주가 등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조심스럽지만 방시혁 의장 관련된 이슈 역시 중장기적으로 기업의 펀더멘탈 등을 흔들 이슈는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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