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농협과 대한생명에 올인 [인수금융계획]마지막 금융지원사 농협 붙잡기 안간힘..대한생명 재판결과 유리하면 지분유동화
이 기사는 2008년 07월 30일 09: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은 농협을 붙잡기 위한 전사적 노력을 펴고 있다.
농협을 제외한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은행권 빅3가 대우조선해양 인수금융 지원후보를 결정하면서 한화를 외면했기 때문이다.
김승연 회장의 지시에 따라 꾸려진 그룹내 인수합병(M&A) 태스크포스(TF)에는 사실상 비상령이 떨어졌다. 유력 후보라는 평가를 얻지 못해 금융권의 지원을 잃은 실무진은 필사적으로 마지막 남은 농협에 구애를 펼치고 있다.
다급해진 한화는 깜짝 제안을 내놓았다.
전 계열사가 보유한 현금을 농협 계좌에 유치하고 한화건설 등 일부 계열사의 기업공개(IPO)를 농협 자회사인 NH투자증권에 일임하겠다는 것. 그러나 농협은 마지막까지 실익 계산을 꼼꼼히 하고 있다. 대한통운 인수금융 지원단 선정과정에서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부터 막판에 제외됐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농협은 내부적으로는 한화가 이번 인수전의 경쟁자인 포스코와 GS그룹, 두산그룹 등에 비해 △M&A 실무 능력과 △자금력 △인수 시너지 △지배 구조 등 대부분의 경쟁 항목에서 열위하다고 결론내렸다.
다만 한화는 김승연 회장의 결단에 따라 대우조선 실제 기업가치와 관계없이 베팅을 할 수 있는 오너의존형 의사결정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데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한화가 내놓은 청사진대로 보유 현금만 넉넉히 마련되면 후보 평가기준에서 과반을 차지할 계량 기준의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한화는 JP모건을 인수 자문사로 선정하고 기존 거래관계를 맺었던 맥쿼리 등에 인수금융 지원이 가능한지 타진 중이다. 여기에 타 후보들이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해 외국계 투자은행은 물론 국내 증권사도 자문사로 선정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IBK증권을 공동 자문사로 내정했다.
문제는 현금유동성이 부족한 한화가 자구노력을 통해 준비하려는 금융의 대부분이 대한생명 중재 재판 결과에 따라 크게 좌우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룹 측이 기대하는 시나리오는 중재 결과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나오고 이를 토대로 경영권 이외의 대한생명 지분을 유동화하는데 집중돼 있다.
최소 6조원으로 평가되는 인수금 중 절반 정도를 자구노력으로 마련하기 위해 지난 2003년 인수한 대한생명의 일부 지분을 교환사채(EB)로 유동화할 계획이다. 예보의 보유분 16%를 콜옵션 계약가격(주당 2274원)에 사들여 1만원 이상에 EB형태로 되팔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화는 △대생 지분 외에 △한화석화의 일부 자산 △한화리조트의 지분 △갤러리아백화점 등 자산유동화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인수전의 후보들 대부분이 현금유동성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대생 지분을 20% 이상 매각하면 약 2조원 이상을 확보할 수 있고, 우리가 유동화 가능성이 높은 자산을 상대적으로 많이 가져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화 측 주장에도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한화는 2002년 대한생명을 인수하면서 금융주력자 적격성을 얻기 위해 맥쿼리생명을 끌어들였고 이후 맥쿼리의 인수분 3.5%를 1년 후 되사기로 한 이면계약이 드러나면서 예보와 분쟁을 시작했다.
조만간 발표될 중재 판정이 예보의 승리로 이어질 경우 계약이 원천무효가 돼 한화는 대우조선 인수는 고사하고 기존 주력 계열사인 대생마저도 잃게 된다. 그룹의 존립기반이 흔들릴 위험성이 남아있는 셈이다.
여기에 지난 M&A에서 맥쿼리와 이면계약 등을 통해 편법을 활용하고, 김승연 회장이 당국자에 뇌물을 주려던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았던 전력은 비계량 요소의 대량 실점요인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대우그룹이 역사속으로 사라졌지만 전직원 모두 세계경영을 주도하던 자부심을 가지고 경쟁력을 유지해 왔다"며 "그동안 직원들이 쌓은 이미지를 떨어뜨릴 후보에 대해서는 확실한 반대입장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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