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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08년 10월 27일 09: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적어낸 가격은 주당 6만6000원대, 총 6조4000억원 안팎이다. 금융위기 상황으로 1만원대로 추락한 주가와 비교하면 시가의 6배다.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를 잡은 한화에 대해 시장은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연기금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이 투자할 경우 자금집행과 동시에 계정상 83%의 손실을 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의심의 본질은 한화가 '아노미' 상태에 빠진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에서 예정대로 인수금융을 마련할 수 있을지, 이후 이자비용은 어떻게 감당하느냐로 모아진다.
심지어 수개월내 6조원이 넘는 유동성을 마련하는 것 자체가 한화 뿐만 아니라 시장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된다. 수백억원이 아쉬울 정도로 말라버린 시장 유동성을 대우조선 인수금융이 아예 고갈내 버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한화는 지난 13일 본입찰에서 산업은행에 8조원대 중반의 자금을 동원할 수 있다는 증빙서를 제출했다.
컨소시엄에는 한화석유화학을 인수주체로 세우고 한화와 한화건설을 포함시켰다. 이 들을 동원한 가용 현금성자산을 2조원 정도로 보고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 비상장계열사인 대한생명의 지분 21%를 포함한 보유자산 매각 등으로 3조원을 마련한다는 계획도 마련됐다.
신디케이트론은 약 10%금리, 만기 3년6개월로 한화석유화학이 1조5000억원(CD금리+225bp), 한화건설이 4500억원(CD금리+295bp)을 농협 등이 주관하는 대주단에서 빌린다.
아울러 FI로부터 확보할 자금을 최대1조5000억원 가량으로 제시했다. 이를 모두 합친 금액이 대략 8조5000억원이다.
하지만 이런 한화의 밑그림이 '서류상 계획'에 불과할 뿐 실제로는 구조를 다시 짜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꽁꽁 얼어버린 시장상황 탓에 모든 부분에서 불확실성이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대한생명 지분매각은 현실성이 크게 떨어진다. IPO를 전제로 추진해도 현재로서는 국내, 해외를 다 뒤져도 마땅한 원매자를 찾기 어렵다.
지분 매각가격은 더 큰 고민이다. 한화의 계획대로 경영권이 없는 지분 20%를 1조5000억원에 판다고 하면 100% 지분가치는 7조5000억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상장프리미엄,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20%만 붙여도 상장후 시가총액이 9조원 가량이 돼야 한다.
IPO 관계자들은 "한화의 경쟁사들이 대한생명 시가총액을 엄밀하게 따져본 가격이 6조~7조원에 불과했다"며 "그것도 수개월전 수치인데 코스피 지수 950선이 깨진 지금은 5조원이나 받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극단적으로 현재 증시상황에서 상장자체가 쉽지 않다는 평도 있다.
EB를 통한 유동화를 계획한다고 해도 현 상황에서는 성사가 불투명하다.
비핵심자산 매각과 유동화도 쉽지 않아 보인다. 한때 인천 에코메트로 도시개발사업으로 2010년까지 5000억원 가량의 현금유입을 기대했지만 이는 예금보험공사의 대한생명 지분 16% 콜옵션 행사(2590억원)와 각종 차입금 상환에 대응하기에도 급급하다. 시흥시 군자매립지 유동화는 경기도의 '수의계약형태 택지양도 불가' 방침에 대한 해결책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
신디케이트론은 다른 후보 진영에 가담했던 국민, 신한, 우리은행 등과 여타 2금융권으로 셀다운을 계획하면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금융회사들 역시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고 있어 선뜻 거액을 내줄지는 불확실하다.
결국 기댈 곳은 FI가 가장 확실하다. 한화증권, 미래에셋맵스, 동양종금증권 등이 자금모집을 추진중이다. 투자기간의 경우 한화는 5년을 제안하고 있지만 일부 FI는 3년으로 줄여줄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한화측은 "보험사 등 2금융권을 통해 1조5000억원 가량은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해 왔다. 그러나 참여를 확정한 대형FI가 누구인지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매각자인 산은이 되레 나서 "국민연금이 참여할 수도 있다"고 '공개 초청장'을 보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러브콜을 받은 국민연금조차 비정상적인 시장 상황을 이유로 대우조선 투자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또 현재 일정대로라면 한화는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초 인수대금 전액을 현금으로 마련해야 하다. 단시일내 자금유치를 위해서는 FI들에게 높은 수익률 보장이 불가피하고 이는 고스란히 한화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우여곡절 끝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DSME에 승선하려면 도처의 지뢰밭을 넘어야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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