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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석유화학, 지주사로 변신 [클로징리스크]지분법평가액 50% 육박...한화증권 지분 이전 또는 매각

김민열 기자/ 현상경 기자공개 2008-10-28 07:24:57

이 기사는 2008년 10월 28일 07: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및 자금마련 계획에는 큰 '전제'가 깔려있다. 그룹이 보유한 자산이나 계열사를 일부 매각하는 리스크를 감내하더라도 대우조선해양이란 '거물'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겠다는 것.

이런 작업에는 한화석유화학의 '비금융 지주회사' 전환이 기본적인 밑그림으로 설정돼 있다.

현재 한화의 재무구조로는 자회사나 핵심자산을 매각하지 않을 경우 2조원에 달하는 은행권 대출의 원금은 물론 연간 이자비용 및 재무적투자자(FI) 수익금을 제공할 캐시카우가 부족하다.

한화, 한화석유화학, 한화건설, 대한생명, 한화손해보험, 한화증권 등 그룹 내 10여개 핵심회사의 자본적 지출(Capital Expenditures)을 감안한 2007년말 잉여현금흐름 (FCF)은 최대 8000억원대에 그친다.

신규시설투자 등 내부적인 현금소요나 연간 3500억원대의 대우조선 인수금융비용만 감안해도 이 정도 현금흐름만으로는 3년6개월짜리 대출금을 갚을 여력이 안된다.

그렇다고 피인수 기업인 대우조선해양의 자산이나 영업이익을 원리금 상환에 잘못 이용했다간 '업무상 배임'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결국 방법은 자산이 됐든 , 자회사가 됐든 '가진 것'을 일정부분 내놓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계열사간 지분과 지배구조 정리를 통한 부분적인 그룹 재편이 불가피해진다.

한화그룹은 그 중심 축으로 한화석유화학을 새로운 그룹의 지주회사로 만드는 계획을 갖고 있다.

우선 한화석화는 대우조선 인수자금 1조5000억원을 은행권에서 빌리는 주체가 된다. 이 부분만으로도 한화석화는 지주회사 전환요건을 맞출 가능성이 높아진다.

올 6월말 기준 한화석화의 총자산은 4조5970억원 가량, 지분법적용 투자주식가액은 1조5185억원으로 지분법평가액 비율이 33% 정도다.

그러나 한화석화가 대우조선 주식 인수를 위해 1조5000억원을 빌리면 이 비율은 곧바로 49.5%로 올라간다. 향후 추가적인 부채증가 등으로 이 비율이 0.5%포인트만 상승해도 한화석화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전환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문제는 이렇게 될 경우 한화석화는 그간 보유한 한화증권 등 금융자회사 보유지분을 없애야 한다는 데 있다. 한화증권 지분을 통째로 매각하는 방법도 있지만 한화석화(보통주 10.91%, 우선주 4.88%), 한화L&C (보통주 11.04%), 한화리조트(보통주 8.85%) 등이 보유한 지분을 대한생명이나 한화손보 등 금융 계열사로 이관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동시에 한화석화는 매년 부채비율을 200%로 맞춰야 하며 한화석화의 자회사들이 다른 국내회사(손자회사)주식을 지배목적으로 소유하는 것도 금지된다.

이런 변화를 감내해야 하는 한화는 그만큼 대우조선을 차기 그룹의 핵심축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화그룹은 주요FI들에게 투자유치를 위한 프리젠테이션 과정에서 'DSME 인수=그룹구조의 재편'이란 의지를 표현하기까지 했다.

한화는 FI들에게 대우조선 인수 이후 3~4년간 중점 추진하겠다고 제시한 경영계획 프로그램의 이름은 '글로벌 톱 1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은 대우조선 인수추진의 목적을 "한화그룹이 글로벌기업을 성장하기 위해 1) 전체 그룹매출 비중의 55%에 달하는 금융업 비중을 조절하고

2)19%에 그치는 그룹 해외매출 비중을 크게 높여줄 제조업 기반 기업인수가 필요하다"고 표현했다.

아울러 이 프로그램에서 대우조선은 새로운 그룹의 핵심 축이란 의미에서 '더컴퍼니'(the Company)로 명명되기도 했다.

결국 한화는 대우조선 인수를 위해 주요 자산매각과 그룹 구조 개편이라는 큰 변화를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전략의 성공여부는 한화그룹이 대우조선을 인수해 얼마나 시너지를 만들어 내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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