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와 대우조선의 시너지, 그 허와 실 [클로징리스크]"6조원대 시너지" vs "조선업 공부 안했다"
이 기사는 2008년 10월 29일 10: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는 본 입찰 마감일인 지난 13일 무려 4박스의 서류를 산업은행에 제출했다. 지난 7개월간 준비한 이 자료에는 대우조선해양(DSME) 인수로 두 회사가 누릴 수 있는 방대한 시너지 효과를 설명해 놓았다.
한화는 “한화의 인수로 6조1300억원대의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경제성 평가치를 자체 산정했다.
이에 대해 조선업계 관계자나 전문가들은 '비현실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조선업종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DSME 4조원, 한화 1.5조원 이상 시너지 창출"
한화는 대우조선 인수 후 대우조선은 약4조4800억원의 시너지를, 한화는 1조6500억원의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톱 1 프로그램'으로 명명된 향후 3~4년간 경영계획방안을 통해 한화는 대우조선의 생산성 극대화만으로도 1조1800억원의 가치를 더 얻을 수 있다고 산정했다.
2012년 연 10척씩 추가수주, 도크 전문화를 통한 공기 10% 절감, 생산자동화율 60%에서 65%로 향상을 통한 2%의 비용절감 효과 확보 등이 근거다.
또 제품구성(Product Mix)과 신선종 확대로도 1조1900억원의 시너지 확대가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대우조선이 강점을 보이는 LNG선 말고 초대형 컨테이너선 분야에서 2012년까지 시장리더가 되겠다는 것.
신선종 확대를 통한 대규모 이익확보 방안도 마련됐다.
우선 초고속선(Wig선)을 2012년까지 시제품을 낸 후 2013년부터 수주를 받아 1척당 60억원씩 이익을 내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아울러 CNG, NGH, GTL 운반선에서만 2013년부터 연3~5척씩 수주, 한해 550억~1000억원의 영업이익(척당 마진10%가정)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됐다.
이밖에 한화가 국내 업체를 대신할 중국 후판업체를 발굴하고 해양플랜트 기자재 비용 국산화로 기자재비용만 8600억원까지 줄일 수 있다는 예측도 포함됐다.
한화 금융 계열사들이 글로벌 선박펀드를 조성한 후 대우조선에 발주를 늘려서 대우조선이 2100억원, 한화가 3300억원의 시너지를 만들 수 있다고도 산정했다.
또 그간 대우조선이 메이저 회사로부터 제공받은 선박제어시스템을 2011년부터 한화테크엠 등의 제품으로 대체하겠다는 계획도 마련됐다.
대우조선은 원가를 줄이고 한화는 매출을 높인다는 것. 이밖에도 오만 등 해외 신도시개발, 오일샌드 개발 등도 주력사업으로 그룹차원에서 추진하겠다는 중장기 플랜도 추가됐다.
"시장상황과 맞지 않는 공허한 그림"
조선업계 관계자들과 일부 재무적 투자자(FI)들은 한화의 전망치에 대해 ‘급조한 시너지’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조선업계의 한 애널리스트는 "조선업황 변화 지표인 발틱운임지수(BDI)는 이미 6월 중순부터 급락세를 보였고 대우조선은 최근 2개월간 수주가 전무하다"며 "2012년부터 연 10척의 추가 수주가 가능한지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업황 부진이 예고돼 있는 상황에서 '한화의 영업력'만을 근거로 대우조선 매출액을 수년 내 지금보다 2, 3배 올리는 계획 자체가 무리라는 것.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한화가 조선업에 대한 공부를 제대로 안한 것 같다"고 평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도크 대형화, 우천대비 비가림막, 생산자동화를 추진하지 않는 조선사가 없는데 이를 통해 1조원 시너지가 나온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한화만 알고 있고 다른 조선사들은 모르는 중국 후판 제조업체가 어디인지 궁금하다"고 의구심을 표현했다.
신선종 확대 사업도 마찬가지. 시속 300km로 물 위를 스치듯 날아간다는 초고속선(Wig선)은 정부가 지난 2007년 10월 국가연구개발 실용화사업으로 확정, 이미 대우조선해양이 200억원의 투자를 확약했던 부분. 그러나 기술력은 둘째 치고 안전성, 수요여부에 대한 논란이 남아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근거리 해역에서 자주 쓰일 분야지만 경제성이 높은 대형 위그선 수요가 얼마나 많을지 미지수"라고 설명한다. 이런 분야에서 개발직후 곧바로 수주를 시작해 대당 60억원의 영업이익을 산정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천연가스를 상온에서 기체상태로 209분의 1로 압축해 운반하는 CNG선은 일부 조선사가 개발은 성공했지만 수주여부는 불확실한 상태다.
천연가스를 고체 상태인 '천연가스 하이드레이트'로 변환해 수송하는 NGH선 역시 LNG 방식(600배 압축)에 비해 선박저장공간이 많이 필요하다 보니 경제성 논란이 오래 전부터 제기됐다. 여기서 5년 뒤부터 곧바로 연간 최대 1000억원의 이익을 남기겠다는 것도 시너지에 포함시키기는 무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선박펀드 사업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자산운용업계와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수익성을 맞춰 펀드자금을 모을 수 있을 지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선박펀드의 경우 유럽 대형 펀드들이 이미 관련시장을 장악한지 오래 전인데 한화 금융사들이 단기간 내 실현시키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허를 보유한 해외수입업체에 의존하는 선박제어시스템(IAS)를 단기간 내 한화 계열사가 개발, 대체시키겠다는 계획도 시장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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