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PF, 은행선 찬밥 증권사에선 귀한 몸 주택 PF 자금 ABCP 쏠림 심화...은행 대출 막혀
이 기사는 2009년 05월 15일 08: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 작년부터 수원시에 복합단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A건설. 토지매입을 위한 자금 조달이 지연되면서 속앓이를 하고 있다. 금융권 대출이 늦춰지고 있기 때문. 산업은행이 주관사로 나서 시중은행 참여를 독려하고 있지만 반응은 신통치 않다. 10%대에 육박하는 금리 제시에도 은행들은 냉랭하기만 하다.
# B건설이 광주시 오포읍 주택 사업을 위해 차환 발행한 ABCP 판매를 놓고 증권사간 경쟁이 붙었다. 초기 발행했던 ABCP 금리를 내려달라며 건설사가 주관사 교체를 시도한 것. 결국 4개 증권사가 쪼개서 1450억원 규모의 ABCP를 판매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앞서 이 회사는 판매 주관사 비딩을 붙여 7%를 웃돌던 개포동 ABCP금리를 5%대로 낮춘 바 있다.
# 지난해 리먼사태 후 한동안 중단됐던 건설사 주택 PF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대부분 주택사업을 위해 토지를 구입하거나 기존의 PF를 차환하기 위한 ABCP 발행이다.
시중 유동성 증가로 건설사 ABCP 수요가 늘어나면서 증권사간 판매 경쟁도 치열하다. 하지만 은행에서는 건설사들이 여전히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8~9% 수준의 고금리를 요구한 하는데다 깐깐한 서류 심사를 요구하는 등 대출 문턱은 높기만 하다.
자금사정이 넉넉한 대형 건설사들이 10%대 육박하는 금리를 제시해도 좀처럼 은행문은 열리지 않고 있다. 그나마 재개발, 재건축 등의 리스크가 덜한 조합 분양 사업에 가뭄에 콩나듯 대출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윤응환 현대건설 재정부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분양 시장의 펀더멘털이 개선된 게 없다보니 은행들이 주택사업 관련 PF를 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부분 은행들이 올들어 사후관리에 치중하면서 건설사 익스포저 한도를 줄인 상태”라며 “사업성이 매우 뛰어나거나 이중삼중의 신용보강으로 리스크를 낮추지 않은 이상 자금 집행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대형 건설사들은 증권사로 몰릴 수 밖에 없다. 증권사들은 은행처럼 직접 자금을 대주는 것이 아니라 ABCP를 발행해 투자자에게 넘기면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극적이다. 최근 단기간 내 유동성 급증으로 ABCP 1년물 금리가 5% 중반까지 떨어지면서 이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실제로 올들어 대우건설(1238억원), 현대건설(1000억원), GS건설(1400억원), 포스코건설(1400억원) 롯데건설(1610억원 ), SK건설(270억원) 등의 시평 10위내 대형 건설사들이 주택 사업을 위해 PF 대출채권 또는 공사대금채권을 기초자산으로 ABCP를 발행했다.
증권업계는 올 들어서만 모두 1조4600억원 규모의 건설사 ABCP가 차환 또는 신규 발행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증권사 채권영업팀 관계자는 “기업어음 등급이 A2+ 이상인 건설사가 발행한 ABCP 발행물의 경우 증권사 매입보장 또는 은행 신용공여가 없어도 소화가 가능하다"며 "시중 유동성 증가와 맞물려 당분간 대형 건설사 ABCP발행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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