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자구안에 크레딧 시장 '반신반의' "최악의 유동성난 모면" VS "밥캣 펀더멘털 개선이 먼저"
이 기사는 2009년 06월 03일 17: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이 자신들이 설립한 SPC에 계열사를 매각하는 획기적 방식의 자구안을 내놓았다.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면서 7808억원에 달하는 매각대금을 챙기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유동성 해결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또 계열사 완전 매각 시점을 5년 후로 미뤄 추가적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크레딧 시장에서의 평가는 크게 엇갈린다. 일단 대규모 자금유입으로 최악의 상황을 모면했다는 분석에는 이견이 많지 않다. 새로운 개념의 구조조정 방식으로 경영권 유지와 신용위험 감소를 동시에 이뤘다는 긍정적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그룹 리스크의 핵심에 있는 밥캣의 펀더멘털에 변화가 없는 이상, 어떠한 효과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 역시 만만치 않다. SPC를 매개로 자금과 지분을 단순 이동한 눈가림 방책일 뿐이라는 혹독한 평가도 있다.
구조조정 방안 뭔가
3일 두산그룹이 발표한 구조조정 방식은 성공 여부를 떠나 그 자체로 시장에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두산그룹은 사모투자펀드(PEF)를 끌어들여 각각의 SPC를 설립, 계열사 지분을 넘기는 방안을 내놓았다.
현재 매각 예정 자산은 총 7808억원. 이중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DST·한국우주항공산업(KAI) 지분을 각각 4400억원과 1900억에 매각해 총 6300억원을 챙기게 된다. 또 (주)두산은 SRS코리아·삼화왕관(사업부문)을 팔아 각각 1100억원, 408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한다.
이를 위해 두산은 2800억원을 출자해 특수목적회사 DIP홀딩스를 설립하고, 이들 계열사 지분 51%를 인수한다. 매각 계열사의 경영권은 DIP홀딩스가 보유해 이후에도 두산그룹 지배 하에 둘 수 있다.
재무적 투자자로 나선 미래에셋PEF와 IMM프리이빗에쿼티 역시 오딘홀딩스라는 SPC를 설립해 매각 지분의 49%를 보유하게 된다. 이들 PEF는 특수목적회사를 만들기 위해 총 2700억원을 출자키로 했다.
두 SPC 출자금 총액 5500억원 외 부족한 지분 매입 자금(2300억원 가량)은 외부 조달로 충당할 방침이다.
이로써 이들 지분의 완전 매각은 길게는 5년 후에나 가능하게 됐다. 두산과 재무적투자자는 5년 후 완전 매각을 전제로 3년 이내 매각을 원할 경우 쌍방이 합의해야 한다는 계약을 체결했다.
한쪽이 매각 의사를 제시하면, 상대방도 동참해야 하는 드래그 얼롱(Drag Along) 조항도 달았다. 이 경우 상대방에게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자금·지분 단순 이동 차원일 뿐?
크레딧 시장에서는 일단 자금 유입으로 최악의 유동성 위기를 줄였다는 점에서 긍정적 반응을 보내고 있다. 특히 그룹 신용리스크의 핵심인 밥캣에 대한 출자 여력을 갖게 됐다는 데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하지만 진정매각(true sale)으로 이어지려면 상당한 시간이 남아 있어 신용위험 해소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특히 두산그룹 리스크의 핵심인 밥캣 부담이 수천억원의 증자로 해결될 것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요한 것은 최악 재무상태에 있는 밥캣의 사업성·수익성 호전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SPC 설립과 계열사 지분 인수를 위해 적잖은 자금(출자금+차입금)이 필요하다는 과제도 남아 있다. SPC를 통해 지분과 자금이 단순 이동했을 뿐 실제 유동성 확충으로 이어질지 의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 등의 증자로 밥캣의 자금 상황이 좀 나아지기는 하겠지만, 영업실적이나 펀더멘탈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계열사와 외부자금을 이용해 지분과 자금이 옮겨갔을 뿐 근본적 신용위험을 줄였다고 보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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