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09년 07월 21일 16: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가박스는 지난 해에도 일부 대기업이 인수의사를 밝혔지만 마땅한 가격제안이 없어 거래가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경기침체 등에 따른 기업가치 저하와 투자자들(LP)의 수익확보 요구에 못이겨 마지못해 매각이 진행 중이다.

업계는 이번 매각과 관련해 맥쿼리펀드가 국내 연기금 LP들의 신뢰를 잃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고가 인수에 따른 부담감에도 불구, LP들에게 기본적인 수익을 줄 보장장치를 주지 않았다는 점부터 논란거리다. 동시에 맥쿼리는 회사 자금을 450억원 가량이나 빼내고도 LP들에게는 원금일부도 돌려주지 않았다.

맥쿼리펀드는 지난 2007년 7월말 행정공제회, 군인공제회, 국민연금으로부터 총 1300억원 가량을 투자받아 특수목적회사(SPC)인 한국멀티플렉스를 설립, 오리온계열의 미디어플렉스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293만754주를 주당 4만9676원씩 총1456억원에 매입했다. 하나로텔레콤 인수시도, C&M 인수 등 이후 연이어질 미디어ㆍ방송관련 투자들의 시초였다.

이후 맥쿼리는 SPC명의로 하나은행, 대한생명, 신한생명 등 6개 금융회사로부터 1400억원을 차입, 다시 스탠다드차타드 계열 사모펀드인 핀벤쳐스(Finventures) 지분 239만7890주도 모두 인수해 메가박스 지분 총 97%를 확보했다.

맥쿼리펀드는 이 과정에서 LP들에게 "주가 상승가능성(upside potential)이 높아 1~2년내 고가에 재매각이 가능하다"며 투자금을 유치했다. 동시에 충분한 자본이익(Capital gain)을 거론하며 풋옵션 등을 통한 기초적인 보장수익률을 제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메가박스는 맥쿼리 인수이후 1년만인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수익은 여전하고 영업이익은 되레 증가했지만 이자비용 증가, 환차손 등으로 인한 영업외비용이 2배이상 증가한 때문. LP입장에서는 앉아서 투자손실을 지켜봐야 하는 입장이 됐다.

뿐만 아니다. 맥쿼리는 인수후 1년만에 무상증자-유상감자와 배당을 통해 메가박스 자본금 450억원 가량을 단기간에 빼냈음에도 불구, LP들에게 투자원금을 돌려주는 데는 한 푼도 쓰지 않았다.

맥쿼리펀드는 지난해 8월 메가박스 주식 105만주 가량을 무상증자하면서 2000~2006년 증자과정에서 생긴 주식발행초과금 53억원 가량을 자본금으로 전입시켰다. 이후 한달만인 9월 곧바로 607만여주를 유상감자함으로써 회사 자본금 303억원을 회수했다. 동시에 맥쿼리는 2007~2008년 두 해에 걸친 현금배당을 실시, 120억원 가량을 확보했다.

메가박스에 묵혀있던 현금 420억원이 맥쿼리의 손에 들어온 것.

그러나 이 자금은 지분 투자금을 내놓은 LP들에게는 한푼도 돌아가지 않았다.

대신 맥쿼리는 과거 핀벤쳐스 지분을 더 사느라 SPC명의로 빌렸던 신한생명 등으로부터 빌린 차입금 1400억원 가운데 420억원 가량을 상환했다. 회사 자본금이 차입금 상환에 쓰인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연기금 LP 상당수는 맥쿼리펀드에 큰 불만을 표명하고 있다. 메가박스 인수 이후 맥쿼리펀드가 LP에 대한 신의를 저버렸다는 것.

이로 인해 인프라투자 등을 통해 국내 연기금ㆍ공제회 들과 쌓은 맥쿼리펀드의 신뢰가 훼손, 향후 투자금 확보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