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후보군, "코엑스 매장 리스크 우려" 매출 50%이상 차지 불구, 임대료 상승ㆍ재계약 이슈 불확실성 높아
이 기사는 2009년 07월 28일 16: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가박스 재매각이 본격화된 가운데 인수후보 기업들이 멀티플렉스 매장의 핵심인 '코엑스'(Coex) 지점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어 주목된다.
현재 메가박스는 서울의 코엑스, 신촌, 동대문지점을 포함한 국내 14개 상영관(120여개 스크린)을 운영, 연평균 1100억원대의 영업수익, 80~90억원대의 영업이익 , 150~200억원대의 EBITDA를 거두고 있다. 이 가운데 코엑스 지점은 지난 2000년 메가박스가 처음 설립된 지점인 동시에 전체 상영관 가운데 매출액 비중이 가장 높은 매장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메가박스의 매출액 가운데 50%이상, EBITDA의 60%이상이 코엑스 점포 1곳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달리 말하면 코엑스 매장을 제외하면 메가박스의 다른 상영관은 마케팅 및 현금흐름 차원에서 매력이 낮다는 의미다.
동시에 코엑스 지점은 국내 최대 종합전시관내에 위치한 후광효과도 톡톡히 누리고 있다. 각종 개봉영화 언론 시사회는 거의 메가박스가 독차지함은 물론, 영화홍보 이벤트를 활용한 다수의 대기업 마케팅 행사까지 유치되고 있기 때문.
메가박스 입장에서는 CJ와 롯데의 공격적 투자에 밀려 업계 3위로 뒤쳐졌음에도 오로지 코엑스 매장 때문에 1, 2위 업체들이 누리지 못한 호사를 누렸던 셈이다.
이로 인해 경쟁사들은 2007년 메가박스가 오리온(미디어플렉스)에서 맥쿼리로 넘어갈때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코엑스 매장'에 대해 이런저런 코멘트를 내놓았다. 특히 CJ 등은 오래전부터 "메가박스 14개 상영관은 관심없고 오로지 코엑스 매장이 자산거래(Asset Deal)로 나오면 의향이 있을 뿐"이란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후보군들은 그러나 메가박스의 '코엑스 효과'가 동시에 '코엑스 리스크'가 될 수도 있음을 우려한다. 코엑스의 제한된 임대기간과 변동성 높은 임대계약이 '독'(毒)으로 돌아올 수도 있기 때문. 이는 메가박스와 코엑스가 맺은 임대계약서에서 비롯된다.
3년, 5년마다 임대보증금 조정해야
메가박스의 '시초'는 99년 4월 동양그룹이 대우로부터 인수한 '대우시네마네트워크'(DCN)다. 이때 대우는 이미 코엑스몰 지하 1~2층 3276평을 임대해 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을 만들기로 코엑스와 계약을 한 상태였으며 동양은 대우로부터 해당 임대계약을 그대로 인수했다.
이후 시설자금 236억원이 투입된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메가박스 코엑스점이 2000년 5월 개관하면서 메가박스의 항해도 시작됐다.
양사는 영업개시일을 기점으로 20년간을 임대차 기간(양사의 의사변동이 없으면 10년간 자동연장)으로 정했다. 동시에 임대차 보증금은 150억원으로, 연간 임대료는 매출액의 5.04%(최소 보장금 13억4800만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외환위기 여파가 한창인 당시의 계약임을 감안하면 초기 투자비를 줄이고 현금을 벌어들이는 만큼 임대료를 늘리는 방식이 채택된 셈.
아울러 양사는 임대차보증금을 3년, 5년마다 각각 경영성과와 물가상승률을 기준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계약했다.
출범 이후 코엑스는 당초 기대를 크게 능가하며 활발한 유동인구에 따른 엄청난 실적을 올렸다. 메가박스 역시 그 여파로 순식간에 1000억원대 매출액을 돌파했다. 그럼에도 불구, 당시 맺은 임대차계약 때문에 코엑스로서는 메가박스 매장을 내주고도 연간 50억원대에 그치는 임대수수료를 받는데 그쳐야 했다. 코엑스로서는 영 불만스러운 상황이 됐다.
이 문제는 결국 2004년 코엑스측이 메가박스에 "메가박스의 경영성과가 높아졌으니 임대료를 100억원 이상 올려달라"고 소송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코엑스는 5%에 불과한 임대차 수수료도 7%대로 올리자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이 같은 코엑스지점 임대료 문제가 앞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즉 현재의 임대차조건이 어떤 형식으로든 다시 변동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미 메가박스는 대우→동양(오리온)→맥쿼리에 이어 4번째 주인을 다시 찾아나선 상황이다. 그 새 멀티플렉스의 경쟁구도는 메가박스 설립당시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판이하게 달라졌다. 무엇보다 CJ와 롯데라는 두 엔터테인먼트 그룹의 영향력이 막강해졌다.
지난 23일 입찰에 참여했던 두 회사는 코엑스 매장을 가질 수 없다면 해당 매장을 무력화 시킬 수 있는 전략도 갖고 있다. 새로운 인수후보군이 메가박스를 인수했을 경우 코엑스 매장에 대해서만 더 높은 가격을 불러 다시 가져올 수도 있다. 그게 힘들다면 코엑스와 메가박스가 맺은 임대계약 조건의 '틈새'를 파고드는 방법도 있다.
롯데, CJ "코엑스 지점만 사거나, 아니면..."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메가박스 입찰에 참여한 롯데나 CJ의 인수의지는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코엑스만 빼고나면 상권마저 겹치는 나머지 매장들을 굳이 비싼 가격에 필요가 없기 때문.
업계 관계자는 "멀티플렉스 매장 1곳을 차리는 데 초기 투자비용이 100억원 정도 투입된다"며 "롯데나 CJ 입장에서는 메가박스를 사느니 필요한 곳에 직접 매장을 세우는 게 더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관심 가지는 곳은 결국 코엑스 매장 뿐이란 얘기다.
게다가 롯데나 CJ등 멀티플렉스를 운영해본 기업은 물론, M&A업계 관계자들조차 해당업종에 대한 성장성과 비전이 생각만큼 그리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2007년 미디어플렉스가 메가박스를 팔았을 당시가 '정점'이라는 것.
당시 자본금(2006년말 557억원)의 5배 가까이 팔린 메가박스는 2004~2006년 3년간 최대 호황기를 구가하게 했던 한국영화 흥행돌풍과 이에 따른 어닝서프라이즈 효과를 고스란히 누렸다. 하지만 2007년부터 이어진 영화산업의 침체로 당시와 같은 이익구조를 중장기적으로 기대하기 힘들다는 결론이 나온지 오래다.
상위 1, 2위의 점유율이 워낙 공고하다보니 웬만한 마케팅 '전쟁'을 각오하지 않고서는 진입조차 쉽지 않다. 역시 미디어ㆍ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 위상을 날렸던 오리온그룹이 메가박스를 처분했던 것 자체가 과다경쟁 리스크에 비해 거두는 수익이 적다는 점을 인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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