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09년 08월 12일 08: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Atinum Partners) 회장이 역삼동 ING타워를 사들이며 투자 활동을 재개했다.
금융계 안팎에서는 이번 투자에 대해 "이 회장이 드디어 한 건 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종합유선방송 씨앤앰(C&M) 매각을 통해 1조원 이상의 현금을 축적한 이민주 회장이 그동안 오피스빌딩 투자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회장은 올해 초 그가 지분의 20%의 보유하고 있는 제이알(JR)자산관리를 통해 금호아시아나 1관을 매입했다. 그가 에쿼티 투자자로 나설 것이라는 업계의 예상은 빗나갔지만 그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만으로도 시장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최근에는 에이티넘파트너스를 통해 역삼동 데이콤빌딩 입찰에 참여했다. 20곳 이상의 투자자가 몰린 입찰에서 에이티넘파트너스는 평당 1600만원 이상을 제시해 10여 곳으로 추려진 본입찰 대상에 포함되기도 했다. 인수에는 실패했지만 이민주 회장이 빌딩 매수에 열의를 갖고 참여했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결국 ING타워가 C&M 매각 이후 이 회장의 첫 투자처로 낙점됐다. 그는 ING타워 매입을 위해 1400억원 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민주 회장은 ING타워 매입 이후에도 현재 매각이 진행되고 있는 1000억원 규모의 오피스빌딩 투자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제 업계의 관심은 이민주 회장이 오피스빌딩에 쏟고 있는 '지대한 애정'의 배경에 쏠리고 있다. C&M 매각을 통해 드러난 이민주 회장의 투자 성향을 고려할 때 오피스빌딩 투자가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금융계 관계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최근 지나친 가격 상승 탓에 오피스빌딩 투자 수익률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이 회장이 오피스빌딩을 사들이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이민주 회장 측과 업계 관계자들은 오피스빌딩 투자가 자산 분배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현재 굴릴 수 있는 현금만 1조원에 이르는 이민주 회장 입장에서는 리스크 관리를 위해 포트폴리오 구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에이티넘파트너스 관계자는 "위험 분산을 위해 트레이딩(상장주식 매매), 프라이빗 에쿼티(PE), 부동산 등 3가지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며 "부동산 중에서도 일정한 현금 흐름을 낼 수 있는 상업용 부동산만 투자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정적인 임대 수익에 미래 매각 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오피스빌딩 투자에 나선 이유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내 오피스빌딩 시장은 금융위기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해외 시장에 비해 상당히 안정됐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인 세빌스 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서울 지역 오피스빌딩 월임대료는 전분기 대비 1.1%, 전년 동기 대비 4.7% 각각 상승했다.
전년도 수치인 1.3%, 7.8%와 비교해 다소 낮아지긴 했지만 해외 오피스빌딩 시장을 고려하면 국내 시장이 안정성과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금융계 관계자는 "ING타워 등 프라임 오피스빌딩의 경우 높은 수익률은 아니더라도 운용 기간 동안 국공채 수준의 안정적인 투자 수익은 보장돼 있다"며 "여기에 값이 올랐을 때 팔면 매각 차익까지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결국 이민주 회장의 첫 투자처는 오피스빌딩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ING타워 이후 이 회장이 투자 방향은 아직 미지수다. 상업용 부동산에 추가로 현금이 투입될 수도 있고 주식이나 사모 펀드 등으로 방향이 바뀔 수도 있다. 어느 곳이 됐든 관련 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다. 이민주 회장이 다음 투자처로 어디를 점찍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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