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넥신 IPO '이중구조 배정' 이유는 기관 청약은 '통합'·일반 청약은 '개별'...혼란 줄이고 인수사 책임 높여
이 기사는 2009년 09월 10일 11: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청약을 마친 제넥신의 기업공개(IPO)에 이중구조 배정 방식이 적용돼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기관투자가 청약분은 일반적인 통합 배정으로 처리하고 일반투자자 청약분엔 개별 배정 방식을 적용한 것이다. 혼란을 줄이며 인수사 책임을 극대화하기 위해서였다.
유전공학방식 신약개발업체인 제넥신은 지난 6~7일 IPO 공모 청약을 받았다. 신주 100만주를 주당 2만7000원에 발행해 270억원을 모집했다. 청약 결과 일반투자자 배정분 20만주에 총 1억501만주의 청약이 들어왔다.
대우증권과 교보증권이 공동대표주관회사로, 메리츠증권이 인수사로 참여했다. 인수비율은 각각 70대 25대 5였다.
배정방식이 독특했다. 우선 기관투자가 배정분(75%)과 우리사주조합 배정분(5%)에는 일반적인 통합 배정 방식이 적용됐다. 대우증권이 대표로 청약과 일반 사무를 맡되 실권 발생 시 인수비율대로 나누기로 한 것이다. 인수 실적 역시 인수 비율대로 배분해 계산한다.
그러나 일반투자자 배정분(20%)은 개별 배정 방식을 취했다. 개별배정이란 할당된 인수물량에 대해 해당 인수사가 모든 책임을 지는 방식이다. 실권이 발생할 경우 해당 인수사가 자체 자금으로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우증권·교보증권·메리츠증권이 각각 14%·5%·1%의 물량을 맡아 각개 전투를 벌였다.
개별 배정 방식인 만큼 청약경쟁률도 따로 계산했다. 최종 청약경쟁률은 각각 607대 1, 341대 1, 292대 1. 같은 금액을 청약했더라도 메리츠증권에 청약한 투자자가 대우증권에 청약한 투자자보다 2배 더 많은 주식을 배정받게 된 것이다. 다만 메리츠증권은 대우증권보다 최대 청약 가능금액이 적었다.
이처럼 이중구조 배정 방식을 도입한 것은 혼란을 줄이며 각 인수사의 책임을 극대화하려는 이유에서다.
상대적으로 수가 적은 우리사주조합과 기관투자가 청약분은 접수창구를 단일화해 혼란을 줄이고, 리스크가 높은 일반투자자 청약분엔 개별 배정 방식을 통해 각 인수사의 적극적인 투자자 모집을 유도한 것이다.
개별 배정 방식은 다른 인수사의 초과물량을 통해 자사 실권물량의 희석효과를 기대하는 이른바 무임승차자(Free-rider)를 막는 효과가 있다. 또 각 인수사가 투자자를 모집하며 개성 있는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교보증권은 이번 공모에서 VIP 고객에게 일반 공모 물량의 40%를 우선 배정했다. 때문에 교보증권 내부적으론 VIP 고객과 일반 고객 간 청약경쟁률 차이가 두 배 가까이 벌어졌다. 통합 배정 방식을 택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증권사 IPO 관계자는 "IPO 딜에서 개별 배정을 택하는 것은 보기 드문 경우"라며 "증권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딜 구조가 많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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