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09년 09월 18일 10: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가박스 매각에 나선 맥쿼리가 'SK'와 '유찰'이라는 선택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선택에 따라 '잃을 것'과 '얻을 것'이 명확히 갈리기 때문에 최종 결정까지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10일 메가박스 본입찰 결과, SK와 롯데가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 예비실사까지 참여했던 CJ는 인수를 포기했다. 표면상 SK와 롯데의 2파전 양상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롯데는 입찰가로 2000억원이 안되는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맥쿼리가 2년 전 매가박스 인수 당시 2800억원을 지불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사실상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분석된다.
인수전 판도가 SK단독 후보 체계로 재편됐지만 변수는 여전히 남아있다. SK가 롯데보다는 높은 가격을 제시했지만 매각 측의 희망가격과 여전히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이에 맥쿼리가 매각을 포기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맥쿼리는 원하는 가격을 받지 못할 경우 내년에 다시 매각에 나설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보수적인 실사보고서를 받아본 SK가 결코 공격적인 가격을 제시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맥쿼리가 손해를 감내하면서까지 매각을 강행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하지만 매각 협상을 중단할 경우 조기 자금회수를 원하는 국민연금 등 투자자(FI)들과 마찰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M&A업계의 큰 손인 연기금 및 공제회의 눈 밖에 난다면 맥쿼리로서도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이에 업계는 맥쿼리가 우선 SK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한 후 가격 협상을 통해 인수가를 높이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 경우 맥쿼리가 얼마나 인수가격을 끌어올리느냐가 매각 성사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SK와 매각 협상을 진행할지, 투자자들을 설득시켜 다음 기회를 노릴지를 두고 선택의 기로에 놓인 셈이다.
한 인수후보 관계자는 "매각 측으로부터 내부 의사결정에 오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 입찰 결과를 알려주기 힘들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최초매입가와의 격차, FI들과의 합의문제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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