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현대건설, 등급상향 '뒷말 무성' 회사채 값은 BBB+ 대우…"시장 감정 무시" 지적도

김은정 기자공개 2009-09-23 16:32:05

이 기사는 2009년 09월 23일 16: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건설은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불확실한 상태의 기업이다. 건설업 리스크(위험)도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굳이 현대건설의 등급을 올린 이유를 모르겠다. 신용평가사들이 시장의 감정을 무시하고 자기만의 논리에 빠져있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

현대건설의 등급 상향을 두고 시장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뚜렷한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을 찾아보기 힘든데다 회사채가 자기 등급에 비해 디스카운트돼 거래되는 기업의 등급을 올리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신평사들이 크레딧 이슈가 불거진 업종에 대한 '알람 역할'은 소홀히 하면서 등급 상향에만 앞장선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한신평 포문 열어, 한기평·한신정평가 잇따라 상향

등급 상향의 포문은 한국신용평가가 열었다. 한신평은 지난 22일 현대건설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A+에서 AA-(안정적)로 상향 조정했다. 뒤이어 23일 한국기업평가와 한신정평가도 잇따라 현대건설의 신용등급을 올렸다. 국내에서 AA급 건설사는 포스코건설과 삼성물산 정도다.

A급이 원리금 지급능력은 우수하지만 경제여건과 환경악화의 영향을 받기 쉬운 데 비해 AA급은 외부 변수를 뛰어넘는 매우 우수한 원리금 지급능력을 의미한다. 이런 측면에서 A+에서 AA-로 격상은 한 노치(notch) 조정을 뛰어넘는 펀더멘털의 긍정적인 변화를 나타낸다.

해외 부문의 신규수주와 낮은 미분양 리스크(위험)로 현대건설의 사업기반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2009년 6월 말 기준 현대건설의 총차입금은 1조3000억원, 부채비율은 197.6%에 달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소폭 감소했지만 시행사에 대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지급보증 잔액도 1조8000억원(2006년 말 4891억원, 대출잔액 기준)에 이르고 있다. 주택 건설경기가 또 다시 침체에 빠지거나 해외부문의 원가율 변동이 심해질 경우 현대건설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나오는 실정이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회사채 시장에서 현대건설 회사채가 여전히 저평가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 등급 조차 적당했는지 의심스럽다"며 "AA급으로 상향 조정할만한 근본적인 변화가 무엇인지 조정 논리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A+등급과도 과도한 수익률 격차…펀더멘털 개선 '의문'

채권시장에서 현대건설의 회사채(A+) 수익률은 자기 등급과 큰 격차를 보여왔다. 현재 3년 만기 A+급 회사채 수익률(22일 기준, KIS채권평가)은 5.81%, 현대건설은 6.77%을 기록하고 있다. 자기 등급에 비해 0.96%포인트 높은 셈이다. AA-급과는 1.19%포인트 가량 벌어져 있다.

나이스채권평가 관계자는 "현대건설의 경우 시장수익률 유추등급(BIR)이 지난 22일 기준 BBB+였다"며 "자기 등급에 비해 3노치 정도 아래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img1.gif

증권사 채권매니저는 "기관 투자가들이 대규모 회사채를 매입할 때 삼성물산·포스코건설과 현대건설은 구분하게 될 것"이라며 "현대건설은 그룹 후광도 없는데다 M&A 이슈가 있는 기업이라 원리금 상환능력 측면에서 다른 AA급 건설사에 비해 낮게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한신평은 최근 비건설업에 비해 건설업에 대한 시장의 시각이 더욱 악화됐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해 현대건설의 등급 상향이 자가당착이라는 지적도 받았다.

한신평은 지난 14일 '2009년 상반기 신용등급과 BIR간 주요 차이발생 업체분석'을 통해 "지난해 12월 다수의 건설사 신용등급을 조정한 후에도 등급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며 "건설업에 대한 신뢰회복이 지연되면서 A급 이상 건설사의 스프레드(금리차)가 상대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