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주 회장, 삼성생명 선취매 수백억 이익 올 초 전문가 통해 기업가치 분석 후 400억 투자 '현재가 1200억'
이 기사는 2009년 12월 10일 17: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이 올 초 장외에서 거래되던 삼성생명 주식 10만 여주를 매집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는 삼성생명 기업공개(IPO) 일정이 공표되지 않은 상황이라 주당 가격이 40만 원 안팎에 머무르고 있을 때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3~4월 경 자신이 설립한 투자사 에이티넘의 임직원들을 통해 삼성생명 기업 가치를 면밀히 검토하게 한 후 긍정적인 보고를 받고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수의 기관 투자가는 "이 회장이 에이티넘 직원들은 물론 각계 전문가들의 조언을 얻어 (삼성생명) 주식 가치를 평가했다"며 "당시는 금융위기가 가시지 않고 주식시장이 비교적 침체됐던 때라 투자자들이 이 회장의 매집을 반겼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회장은 약 한 달 사이에 400여억 원 어치의 지분을 사들였다. 당시 거래 가격을 기준으로 이 회장이 확보한 물량을 역산하면 10만 주 가량이다.
주식 거래 물량이 많지 않은 장외에서 이 회장이 단기간에 삼성생명 주식을 매집한 비결은 CJ그룹이 보유했던 지분이 시장에 다소 풀려 있었기 때문이다. CJ그룹은 지난 2000년 7월 경 CJ오쇼핑(옛 삼구쇼핑)을 인수하기 위해 기존 보유 중이던 삼성생명 지분 10.76% 중 약 1.25%(25만주)를 처분했다.
CJ그룹으로부터 풀린 삼성생명 주식은 HSBC 등이 교환사채(EB) 등의 형태로 유동화 했고 이를 복수의 기관투자가와 개인 등이 사들여 보유하고 있었다.
이민주 회장에게 삼성생명 지분을 넘긴 투자가들은 새삼 그의 안목에 놀라고 있다. 지분을 팔 당시에는 현금이 부족해 매집을 반겼지만 1년도 안 돼 삼성생명 상장이 본격화되면서 주식 가치가 천정부지로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삼성생명 주식의 장외가격은 당시 40만 원 안팎에서 최근 120만 원대로 급등했다. 삼성생명이 내년 중 거래소 상장을 준비하면서 액면분할을 의결하는 등 가치 향상에 주력하고 있는데 따른 결과다. 이 회장이 10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하면 약 7달 만에 800억 원의 평가차익을 거둔 셈이다.
이처럼 차익 예상이 상당하자 일각에선 이민주 회장이 삼성생명 상장과 관련한 정보를 미리 입수하고 거액을 투자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 회장의 친인척이 삼성생명 대표 주관사를 맡은 골드만삭스에 근무하고 있어 정보 소스를 받고 발 빠르게 대응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 회장이 투자를 집행했던 때는 골드만삭스가 주관사로 선정되기 전이라 "지분을 넘긴 투자가들이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더 설득력 있다. 동물적인 투자 감각으로 1조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한 이 회장의 능력을 고려하면 이번 투자건도 그의 또 다른 성공에 지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한 국내 16위 부호인 이민주 회장은 1975년 완구업체 조선무역을 창업해 종자돈을 벌고, 외환위기 때 지역 케이블 방송사들을 사모아 C&M을 설립한 후 이를 되팔아 1조4000여억 원을 거머쥐었다. 이 회장은 올해 자산관리 회사 등을 통해 신문로 금호생명 빌딩과 역삼동 ING타워를 사들였고, 최근에는 미국 석유개발회사인 스털링에너지(SEI)도 인수했다.
에이티넘 관계자는 삼성생명 투자와 관련해 "이민주 회장이 개인적으로 투자한 건이고 비상장 주식이라 언급할 내용이 없다"며 "매입 규모는 알려진 것보다 다소 적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회장은 세금 문제 등으로 인해 자신의 계정으로 삼성생명 주식을 사들였고, 이 투자건 실무는 두산그룹 CFT팀에서 에이티넘으로 올 초 이직한 이재현 상무가 도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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