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계열사간 '합종연횡' 바람 리스크 낮은 계열사 합병 선호..."비용 절감 및 사업구조 재편 효과"
이 기사는 2010년 01월 04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비용절감과 성장 시너지 확보를 위한 대기업 계열사간 합병이 줄을 이었다는 점이다. 대형 매물을 인수해 '승자의 저주'에 걸리기 보다는 계열사간 합병을 통해 중첩되는 사업구조를 재편하려는 취지였다.
2009년 더벨(thebell) M&A 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합병 상위 10거래 가운데 8건이 계열사간 딜(조인트벤처 포함)이었다. 합병 규모로 따지면 9조6383억원으로 상위 10거래 딜 총합의 93%에 이른다.
계열사간 합병이 가장 눈에 띄었던 분야는 단연 정보통신(IT)업계였다.
지난해 6월 국내 1위 유선사업인 KT는 2위 무선사업자인 KTF와의 합병을 통해 재계 순위 9위(공기업 제외)의 공룡기업으로 다시 태어났다. 합병 규모만 5조4678억원에 달하는 메가딜로 이는 유·무선 통신 방송 간 경계를 더욱 허물어뜨리는 계기가 됐다.
여기에 LG그룹은 3콤(LG텔레콤, LG데이콤, LG파워콤) 합병 전략으로 맞대응했다. 올해 1월 새롭게 출범한 합병 LG텔레콤은 연매출이 7조7000억원에 이른다. 업계에선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이 이뤄질 경우 KT와 SK, LG로 구성된 신 3강체제가 성립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지난해 10월 삼성SDS와 삼성네트웍스 합병을 결의했다. 그 동안 삼성SDS가 IT서비스를, 삼성네트웍스가 네트워크 인프라 사업을 각각 진행했지만 합병을 통해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에서 시스템 통합(SI) 영역까지 일거에 확보하게 된 것.
올해 1월에 출범한 통합 법인은 특히 국내 IT 서비스 시장에서 LG CNS와 SKC&C를 멀리 따돌리고 독보적인 1위 업체로 질주할 전망이다. 삼성그룹은 이밖에도 삼성디지털이미징을 삼성전자와 합병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부품소재부문 기업간 합종연횡도 끊이지 않았다. LG그룹 계열사로 지난해 7월 합병한 LG이노텍과 LG마이크론이 대표적인 부품 계열사간 흡수 통합 사례다.
지난해 LG이노텍의 매출액(본사 기준)은 1조4156억원으로 경쟁사인 삼성전기의 3조998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으나 LG마이크론의 합병을 통해 그 규모는 2조1908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6월 합병한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토넷의 합병 역시 같은 현대차그룹 계열사로서 부품개발의 시너지효과를 노린 전략적 선택이었다. 모비스의 기계시스템 부문과 현대오토넷의 전장 부문이 결합하면서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이 가능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 포스코그룹의 IT계열사인 포스데이타와 포스콘 합병, 팬택과 팬택앤큐리텔 합병, 한화그룹 레저3사(한화리조트, 한화개발, 한화63씨티) 통합 등도 지난해 성사된 주요 계열사 딜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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