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0년 01월 28일 16: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은행이 일본 사무라이채권 시장에서 한국석유공사에 무릎을 꿇었다. 국제 신용등급이 A로 동일한 두 회사가 나란히 채권 발행에 나선 결과 국민은행은 석유공사에 비해 더 높은 금리를 받아들여야 했다. 보수적이기로 소문난 일본 투자자들이 한국의 리딩뱅크보다 공기업을 선택한 셈이다.
28일 국민은행은 2년만기로 30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채권을 발행했다. 253억엔은 1.9%의 고정금리로, 나머지 47억엔은 6개월 엔리보에 136bp를 가산한 변동금리에 발행됐다.
국민은행은 주초 수요조사를 통한 최초 투자가이던스에서 엔리보 대비 가산금리를 130~150bp'로 결정했고 이후 130~140bp로 금리 상단을 소폭 낮춰 발행을 완료했다.
공교롭게도 국민은행이 투자자 모집을 하고 있는 동안 한국석유공사는 사무라이채권 발행을 위한 수요조사중이었다. 일본 채권자 입장에서는 한국물이 연달아 나오는 상황이 예고되면서 두 채권을 저울질 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졌다.
일본 투자자들은 결과적으로 은행보다 공기업을 선택했다. 보수적인 일본 투자자들은 리먼 브러더스 부도 이후 금융회사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며, 사무라이채권 시장에 처음 등장한 석유공사에 더 낮은 금리를 제시한 것이다.
석유공사는 만기 3년, 5년, 10년 3개 트렌치로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수요 조사 결과 논의되고 있는 금리 수준은 3년물이 '엔리보+75~100bp', 5년물은 '엔리보+85~110bp, 10년물은 고정금리 1.5~3.5%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은행이 발행한 2년물 금리 수준을 크게 하회한다.
해외투자은행(IB)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에는 금융기관과 공사의 발행 금리차가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서브 프라임과 리먼 사태 이후 금융기관을 꺼리는 현상이 생기면서 정부 지분이 있는 공사에 대한 선호가 높다"라고 말했다. 일본 투자자들의 경우 보수적인 성향이 강해 여전히 안전성에 무게를 두고 투자처를 고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매우 현실적인 수준에서 발행 금리를 결정한 반면 석유공사는 다소 공격적으로 금리를 책정했다"면서도 "업종에 따른 일본 투자자 선호로 발행 금리 차이 나는 것은 분명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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