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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앤비텍, 쌍둥이 형제 경영권 분쟁 '2라운드' 兄 유봉석 이사, 지분 추가 매입 성공 '30% 이상 확보'..변수는 외국인

오동혁 기자공개 2010-05-17 09:19:34

이 기사는 2010년 05월 17일 09: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씨앤비텍의 양대 주주이자 일란성 쌍둥이인 유봉석 이사(형)와 유봉훈 대표(동생)가 기업 경영권을 둘러싼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유봉석 이사는 최근 장내·외 시장을 통해 씨앤비텍의 지분 상당량을 매입하고 나섰다.

지난 3월 장외매매를 통해 2.61%의 지분(27만주)을 취득하면서 보유지분을 기존 27.33%에서 29.94%까지 끌어올리더니, 이달에는 장내에서만 6만3000주 이상을 추가로 매입했다.

14일 현재 유 이사의 씨앤비텍 지분은 30.6%다. 특수관계인 지분(약 4.7%)까지 합칠 경우, 우호지분은 35%를 넘어선다. 이는 유봉훈 대표측 우호지분(32.0%) 보다 3% 포인트 가량 앞서는 수치다.

시장 관계자들은 “2008년 동생(유봉훈 대표)에게 빼앗긴 경영권을 되찾기 위해 유 이사가 지분매입을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두 형제는 지난 3년 간 경영권을 사이에 두고 잦은 분쟁을 일으켜 왔다. 2007년 당시 씨앤비텍의 대표였던 유봉석 이사는 동생에게 경영권을 넘기고 일선에서 물러났으나, 이후 기업매각 등의 문제에서 유봉훈 대표와 큰 이견을 나타내고 이듬해 공동대표로 복귀했다.

이에 불만을 품은 유봉훈 대표는 자신의 우호세력을 규합해 경영권을 장악했다. 2008년 유 대표는 형의 측근들을 경영진에서 몰아내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3월에는 유 이사마저 대표이사 자리에서 축출했다.

동생의 배신(?)에 큰 충격을 받은 유봉석 이사는 경영권을 되찾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봤다. 동생이 눈치채지 못하게 지분을 매입하는 전략을 세웠고, 이를 위해 꾸준한 물밑 작업을 펼쳤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귀띔이다.

이 결과물은 지난 3월10일 장외시장에서의 벌어진 '기습적 지분매수'다. 당시 유 이사는 27만주의 주식을 주당 5750원(당일 종가)에 매입했다. 장외 매수에서 프리미엄 지불 없이 대규모 지분 매입이 가능했던 것은 매각측과 유 이사 간의 '사전 협상' 때문이었을 것이란 게 시장 관계자들의 예측이다.

유봉훈 이사는 지난 주 경영권 확보를 위한 ‘막판 승부수’를 띄웠다. 장내시장에서 보유현금을 동원해 추가적인 지분취득에 나선 것. 이 또한 치밀한 계획에 따른 것이었다. 동생 유봉훈 대표가 영국에서 개최된 ‘보안산업 전시회’에 참여한 틈을 타 지분매입에 나선 것.

유봉훈 대표는 ‘형의 기습공격’을 영국에서 통보 받았으며, 현재 측근들과 향후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대표는 이번 주 내로 귀국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씨앤비텍은 유통주식이 많지 않아 유 대표가 돌아온다고 해도 단기간 내 지분을 대량으로 매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5% 이상의 지분을 확보한 제 3자가 있을 경우 경영권 향방을 결정하는 캐스팅보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외국인들이 씨앤비텍의 지분을 꾸준히 매입한 것으로 보이는데 펀드의 규모와 성격에 따라 이들이 경영권 분쟁에 개입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들은 지난 3월과 4월 국내 대형 증권사 창구를 통해 씨앤비텍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3월2일 5850여주를 매입한 것을 시작으로 매일 수 천주의 주식을 꾸준히 매입했다. 4월13일 현재 외국인이 매입한 씨앤비텍의 주식은 15여만 주(지분율 1.54%)에 달한다.

아직까지 외국인 매수 주체는 확인되지 않았다. 성장성이 주목되는 기업에 중장기 투자하는 스몰캡 아시아 펀드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기업인수를 목적으로 하는 바이아웃(Buyout) 펀드거나 사모펀드(PEF)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 경우 씨앤비텍의 '경영권 분쟁'에 깊숙이 관여할 공산이 크다.

현재 씨앤비텍의 전체 발행주식은 1034만주다. 이 중 70% 이상을 양대 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장내시장에서 유통가능한 주식은 240여만주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또한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 소액주주들이 지분을 처분하지 않고 장기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일일 평균 거래량은 발행주식 총량의 0.25%(2만 6000여주) 수준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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