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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앤비텍, 캐스팅보트 쥔 손 '어느 쪽으로' 박정규氏 4%대 지분 보유..."M&A 적극적인 쪽에 선다"

오동혁 기자공개 2010-05-27 09:20:14

이 기사는 2010년 05월 27일 09: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영권을 놓고 쌍둥이 형제 간 분쟁을 겪고 있는 코스닥 기업 씨앤비텍에 캐스팅보트를 쥔 개인투자자가 등장,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 투자자는 인수합병(M&A)에 적극적인 쪽에 힘을 보태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회계사인 개인투자자 박정규씨는 현재 씨앤비텍 지분 약 4%(부인 김현옥씨 포함)를 확보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이는 최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일란성 쌍둥이 형제 유봉석 이사(30.56%), 유봉훈 대표(27.13%) 장민기 씨(4.13%)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수치다.

△두 형제의 우호지분이 각각 34.15%, 31.26%로 비슷하다는 점 △장민기 씨가 현재 유봉훈 대표의 우호세력 이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박씨의 결정에 따라 경영권 향방이 엇갈릴 수 있는 상황.

시장관계자들은 “유 이사와 유 대표가 현재 박씨를 자신의 우호세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실제로 박씨의 지분은 4%대에 그치고 있지만 유씨 형제의 관심을 받기엔 충분한 수준이다. 씨앤비텍의 경우 주식유통량이 많지 않아 단기간 내 대규모로 지분을 매입하기가 불가능하다. 유 이사나 유 대표가 경영권확보를 위해 수 십억원에 달하는 주식매입자금을 마련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박 씨의 선택에 따라 경영권이 뒤바뀔 수 있기 때문에 유씨 형제 입장에선 박 씨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박씨는 차익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개인투자자이기 때문에 경영권 보다는 주가상승쪽에 관심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씨의 경우 씨앤비텍에 기업매각 이슈가 나타나 주가가 상승할 경우 지분을 처분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최근 씨앤비텍 경영권 분쟁이 심화되면서 박정규 씨가 급작스레 주목받게 됐지만 사실 박씨의 영향력 행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7년 유봉훈 대표가 유봉석 이사(당시 대표)를 상대로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을 당시 박 씨는 유 대표의 손을 들어준 전례가 있다. 빠른 시일 내 기업을 매각하겠다는 유 대표의 약속을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영권을 확보한 이후에도 유 대표가 여러 차례 기업매각을 성사시키지 못하게 되자 박씨의 지지도 점차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현재는 유 대표에 대한 지지를 완전히 철회한 채 '중립' 상태를 지키고 있다는 게 시장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박 씨는 이에 대해 “현재 씨앤비텍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어느 쪽도 지지하고 있지 않다"며 "기업의 높은 기술력과 성장성을 감안할 때 한시 바삐 해외기업에 매각해 더욱 규모를 키울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며, 이러한 이유로 앞으로는 기업매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쪽에 힘을 보탤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두 형제가 다툼없이 기업매각에 합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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