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조주택 ‘뉴홈즈’, 곳곳에 암초 지분형 부동산거래시스템 허점 많아… 신탁사 등 참여 꺼려
이 기사는 2010년 09월 15일 13: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분형 아파트 거래시스템을 내세운 영조주택 ‘뉴홈즈(New HOMEs)’의 사업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뉴홈즈의 시스템이 불가능하진 않지만 현실화를 위해서는 보완해야 할 요소가 많다는 것이다.
한국부동산거래소는 아파트를 한 명의 거주자와 여러 명의 투자자가 지분을 나눠 소유하는 뉴홈즈 시스템을 출시할 예정이다. 뉴홈즈 시스템은 한국부동산거래소가 영조주택 윤호원 회장의 특허권을 위탁받아 만든 시스템이다.
주거 목적의 실사용자와 투자 목적의 투자자가 주택을 함께 구입한 뒤 부동산신탁사를 통해 수익권 증서를 받게 된다. 향후 집값 상승으로 발생하는 수익은 주택을 팔 때 거주자와 투자자 모두 나눠 가질 수 있다.
한국부동산거래소는 투자자들이 아파트 한 채 값을 다 치르지 않아도 거주하거나 투자 수익을 낼 수 있고, 지방의 미분양아파트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집값 올라야 수익 나는 구조…투자자 몰릴까
하지만 관련업계에서는 뉴홈즈의 실현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투자자 유인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뉴홈즈는 향후 부동산 가격이 지금보다는 상승할 거라는 예상을 전제로 구조가 짜여 있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은 집값이 하락하고 미분양이 쌓이고 있다. 건설사들은 미분양 아파트를 해소하기 위해 분양가를 할인해주거나 금융혜택을 주는 등 각종 혜택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가 뉴홈즈 시스템에 따라 미분양 아파트를 사게 되면 수익이 크지 않다. 투자자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건 부동산 시세차익뿐인데 현재로서는 뉴홈즈의 거래 중개 수수료(3%)를 제하고 나면 남는 게 없기 때문이다.
투자 수익권을 처분할 때 제한사항이 많다는 것도 투자자 유치에 걸림돌이 된다. 뉴홈즈 시스템이 활성화 되기 전까지는 거래 참여자가 적어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지기 어렵다. 거래 시스템도 기존 아파트에 비해 복잡하기 때문에 투자자가 쉽게 시도할 수 없다.
뉴홈즈의 사업성이 불분명하자 신탁사에서도 참여를 꺼리고 있다. 뉴홈즈는 신탁사에 아파트를 맡기고 신탁 수익권 증서를 거래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신탁사가 꼭 필요하다. 그러나 신탁업계는 사업성을 확신하지 못해 관망하는 분위기다.
한 신탁사 관계자는 “투자자가 수익을 낼 만한 요소가 없는데 어떻게 시장이 활성화 될지 의문”이라며 “뉴홈즈는 사업화는 가능하지만 성공하기 어려운 사업”이라고 단언했다.
다른 신탁사는 뉴홈즈 참여를 고려했지만 내부 반발이 심해서 포기했다. 사업성 개선에 시간이 걸려 당장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에 매달릴 수 없다는 것이다.
◇ 제도적 정비와 구조 상의 문제점 보완도 까마득
구조 상의 미비한 점을 어떻게 해결할지도 과제이다. 한국부동산거래소가 제시한 뉴홈즈 시스템은 시장에서 처음 시도되는 사업이기 때문에 유통이나 제도적 정비가 이뤄지지 않았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금융통화위원회가 신탁사에서 수탁한 아파트 수익권도 펀드 수익증권처럼 증권 상 하나로 포괄적으로 유권해석을 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항은 없다”며 “뉴홈즈가 실용화 되기 위해서는 제도의 재정비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신탁사 자격이 없는 한국부동산거래소가 신탁 소유권 거래를 하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다. 정식 신탁사가 중간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구조이지만 결국 신탁 수익권 거래는 한국부동산거래소가 하게 된다. 신탁 수익권을 담보로 투자자를 모으면 신탁 수익권이 투자성 있는 금융상품이 되기 때문에 한국부동산거래소의 자격에 문제가 생긴다.
이 외에도 한국부동산거래소가 얼마나 다양한 양질의 아파트를 확보할 수 있는지, 투자자들이 수익권을 샀다가 단기간에 되팔 수 있는 구조가 가능한지 등이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한국부동산거래소는 이런 우려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달 30일 예정됐던 사업설명회는 아직 세부안이 완성되지 않아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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