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해운, 대규모 자금조달 나선 이유 유증·ABS발행 등 추진..고가용선 장기계약 여파 수익성 악화
이 기사는 2010년 10월 27일 08: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해운이 잇따라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한해운은 지난 22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1264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번 유증 규모는 시가총액의 약 25%에 달하는 큰 규모다.
또 대한해운은 다음 달 초 5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할 계획이다. 조달한 자금은 선박 용선료 지급 등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업계와 금융권에서는 대한해운이 이처럼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선 배경에 대해 재무구조의 불안정성을 꼽고 있다.
크레딧 업계에서는 대한해운은 대규모 투자 부담 등에 따른 재무안정성 저하 추이를 고려할 때, 자본 확충이 어느 정도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한해운의 재무구조 불안정성 원인은 크게 선박의 90%를 차지하는 벌크선의 운임지수가 기대만큼 올라주지 않고 있고, 특히 2007년 해운 경기가 좋았을 때 용선(선박을 빌림)을 고가에 빌려온 영향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해운이 이 같이 고가에 장기로 계약한 용선들의 경우는 2012년께나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대한해운은 사선(자체 보유 선박)과 용선의 비중이 20대 80으로 용선의 영향이 절대적으로 커 벌크운임지수(BDI) 등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한국선주협회에 따르면 벌크선운임지수(BDI)는 10월 12일 2719P를 기록한 이후 아직까지 2700P선에서 제자리걸음이다.
특히 대한해운 선박의 70%를 차지하는 수프라막스 선박(BSI)과 파나막스 선박(BPI)의 운임지수는 22일 현재 각각 1791P와 2219P를 기록, 오히려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다.
9월 10일 3394P로 고점을 기록했던 BPI는 16일 3000P가 깨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BSI 역시 지난달 20일 2000P 아래로 내려온 이후 1700~1900P선을 오가고 있다.
대한해운 측은 BSI는 2300P, BPI는 2700P가 넘어야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영향으로 대한해운의 재무구조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2007년과 2008년 부채비율은 122.8%와 120.0%로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해운경기 악화로 342.3%까지 올라갔고 올 2분기에도 292.0%로 좀처럼 낮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말 55.8%였던 차입금의존도도 올 6월말 기준 67.4%로 증가했다.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지급능력이나 신용능력을 판단하는 기준인 유동비율도 지난해 6월말 145.1%에서 올 6월 105.1%로 40.0%p 감소했다.
향후 대한해운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대한해운은 BDI 약세로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또한 사선비중이 타 업체 대비 낮고 고가 용선의 반선에도 여전히 운임대비 높게 형성된 용선원가로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대한해운 관계자는 "2007년과 2008년 고가에 계약을 했던 선박들의 계약이 이미 많이 끝난 상태라 향후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는 저가에 빌렸던 선박들이 들어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비용이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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