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해운, 유증 1260억 용처는...대규모 적자 후폭풍 내년 1Q 용선료·연료비 충당
이 기사는 2010년 10월 28일 15: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해운의 유상증자 자금 1260억원의 사용처를 두고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자금은 전액 내년 1분기 용선료와 연료비 등 운영 자금 용도로 쓰이게 된다. 지난해 대규모 적자로 자금난에 빠진 대한해운이 자본시장을 통해 자금 융통에 나선 것이다.
대한해운은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1264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주주배정 후 일반 공모 방식으로 12월 구주주 청약 및 실권주 일반 공모 등 공모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현대증권이 대표주관, 대우증권이 공동주관을 맡고 있다.
조달 자금 중 700억원은 내년 1월 이후 용선료 지급에 사용된다. 케이프리시아호 등 선박금융 차입원리금으로 344억원, 기타 선박 용선료로 355억원을 지불할 예정이다. 대한해운은 용선 비중이 70% 이상으로 높아 비용 발생이 불가피한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다.
나머지 564억원은 연료비와 운항비 등 운영 용도로 쓰인다. 사용 시기는 내년 1분기다. 대한해운은 현재 월 평균 336억원을 연료비(237억원) 및 운항비(89억원)로 지출하고 있다. 증자가 완료되면 대한해운은 내년 1~3월에 필요한 운항 자금의 절반가량을 확보하게 된다.
대한해운은 해운 시황이 악화된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자본시장을 통해 운영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지난 6월 회사채 500억원(금호종합금융 주관)을 발행한 데 이어 8월 장래매출을 담보로 자산유동화증권(ABS) 500억원을 발행해 용선료와 연료비를 충당했다. 이번 증자가 완료되기 전인 11월엔 다시 500억원 규모의 ABS를 발행해 운영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대한해운이 이처럼 전 방위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는 것은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해 재무 상황이 급격히 나빠졌기 때문이다.
대한해운은 지난해 593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2조2790억원)이 운항원가(2조691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대한해운의 수익에 큰 영향을 주는 발틱운임지수(BDI)가 지난해 평균 2558포인트로 호황기였던 2007년 4분기의 25%수준에 불과해 수지타산을 맞출 수 없었던 것이다.
이 손실로 인해 1조1530억원에 달하던 대한해운의 자기자본은 6244억원으로 반 토막났다. 2008년 119.9%에 불과하던 부채비율도 342.3%로 급등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대한해운의 총 차입금은 1조9140억원으로 차입금 의존도는 67.4%, 매출액 대비 차입금 비중은 83.1%에 달한다.
대한해운은 올 상반기에도 49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6월 말 현재 보유 현금은 1440억여원으로 지난 2008년(2366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올 7~8월 평균 BDI가 다시 2000대 초반으로 떨어지며 하반기 실적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대한해운은 시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벌크선 17척 발주 등 대규모 투자도 진행하고 있어 운영 자금 수급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며 "최근 금리가 반등하는 추세라 이자 부담이 적은 자산유동화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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