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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앤비텍 형제간 분쟁, 4년만에 봉합될까? 형 유봉석 이사 조건없는 '경영참여' 요청...유봉훈 대표 중국 출장 '심사숙고'

오동혁 기자공개 2010-11-15 13:43:41

이 기사는 2010년 11월 15일 13: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쌍둥이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씨앤비텍의 유봉석 이사(형)가 조건없는 '경영활동 복귀' 카드를 꺼내들었다. 시장에서는 유봉훈 대표(동생)가 형의 요청을 받아들여 4년간의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하고 회사를 함께 이끌어 나갈 지 주목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유봉석 이사는 최근 씨앤비텍 중국 법인을 둘러보고 출국하기 전 이 같은 제안을 유봉훈 대표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이사의 중국 출장은 지난달 31일 미국 법인에서 돌아온 지 일주일 만이다. 경영권 분쟁 이후 국내에서 경영기반을 잃어버린 유 이사가 해외 법인을 점검하면서 국내 경영복귀의 틈을 노리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유 이사는 최근 여러 차례 유 대표측에 자신을 경영진에 복귀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 단독 대표이사로 복직하는 것이 어렵다고 인정하고 경영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사내 직함을 요구한 셈이다.

이런 유 이사의 행보는 다소 의외다. 지난 2008년 동생으로부터 경영권을 빼앗긴 이후 꾸준히 적대적인 방법을 통한 재기를 꿈꿔왔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유 이사가 장내 지분매입과 지지세력 규합 등의 방법을 통해 다시 반격에 나설 것으로 전망해왔다.

유 이사는 올해 초 기습적으로 장내·외 주식 매수를 통해 지분을 일부 늘리기도 했다. 경영진 교체가 가능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수 있는 권한이 전적으로 유봉훈 대표를 포함한 이사회에 있지만 때에 따라서는 유 이사가 법원에 임시주총 개최를 요청하는 초강수를 둘 수도 있는 상황이다.

유봉석 이사는 결국 분쟁을 일으키지 않고 동생과 협상하는 쪽으로 방향을 급선회했다. 경영권 분쟁을 지속해도 자신에게 '득될 것이 없다'고 판단한 유 이사가 결국 동생과 손을 잡기로 결정했을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유봉석 이사는 "회사 경영을 두고 더 이상 형제간 분쟁을 일으키는 것은 부끄럽다고 생각했다"면서 "씨앤비텍이 발전하는데 힘을 보태고 싶고, 이를 위해 적절한 포지션에서 일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봉훈 대표측은 이 같은 제안에 아직 아무런 의사표명도 하지 않은 상태다. 유 대표 입장에서는 형의 경영복귀가 마냥 즐겁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형의 요청을 묵살해 버리기에는 부담이 큰 상황이다.

△자신과 비슷한 수준의 지분을 보유한 형이 다시 한번 경영권 분쟁을 일으킬 경우 회사의 경영이 위협받을 수 있고 △최근 기업매각이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자신을 지지해준 주주세력들이 이탈하고 있어 형인 유봉석 이사와의 공조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유봉석 이사가 중국 출장에서 귀국한 다음날 유봉훈 대표가 다시 일주일간 중국 출장길에 올랐다. 경영권 분쟁을 끝내기 위해 경영권 복귀 카드를 내놓은 유봉석 이사가 다녀온 길을 동생이 다시 돌아보며 두 사람의 만남이 지연되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영활동에 부담이 생긴 유봉훈 대표는 형이 내민 손을 잡을 것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조만간 유 대표가 중국에서 돌아오면 두 사람이 회동할 것으로 보이며 이 자리에서 유 이사의 경영활동 복귀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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