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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잘된다던 GM대우-산은 돌연 충돌, 왜? GM대우, 1.1조 대출금 전격 상환..관계 재정립 과정 거칠 듯

문병선 기자/ 김영진 기자공개 2010-12-01 14:53:49

이 기사는 2010년 12월 01일 14: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M대우자동차가 산업은행에서 빌린 1조원 이상의 대출금을 돌연 전액 상환한다고 발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신 상환은 기업고객과 은행간 거래 단절을 의미한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이날 오전 "GM과 협상이 이달 중 해결될 것"이라고 말한 지 약 1시간여만에 GM대우가 산은에서 빌린 대출금 1조1262억원을 전액 상환한다고 밝히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기업과 은행이 여신 거래에 대해 공개적으로 밝히는 경우가 많지 않다. 특히 민 회장의 발언에 대응하듯이 GM대우가 전격 대출금 상환을 발표한 것을 두고 산은 측은 내심 불편한 심기다.

산은 한 관계자는 "예상을 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이런 방식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민 회장이 협상 결과를 긍정적으로 예상한다고 발표한지 얼마되지 않아 나온 것이어서 황당하다"고 말했다.

GM대우에서는 수일전부터 준비된 일이라고 밝히고 있다. GM대우 관계자는 "하루 전부터 자료가 준비되고 있었기 때문에 민 회장이 발언하자마자 이에 대응해 자료를 낸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대외적으로 양측은 대출금 상환 여부와 관계없이 그동안 진행해 왔던 GM대우 장기발전 방안에 대한 협상을 지속할 계획이다. GM대우 관계자는 "충분한 유동성이 있어 상환을 결정한 것"이라며 "2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제기한 협의사항에 대해 계속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산은 관계자도 "2대주주로서의 협상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양측의 기대와 달리 모종의 협상이 결렬됐고 이에 뒤따라 양측 사이에 불협화음이 생겼다는 관측 역시 무시하지 못한다.

양측의 불협화음은 미국 GM이 한국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최소한 GM대우와 산은간 관계가 소원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거액의 여신 상환은 은행과 거래 단절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가장 큰 무기를 잃게되는 것"이라며 "여신 거래 종결은 은행 입장에서는 피하고 싶은 일"이라고 했다.

GM대우가 왜 산업은행의 여신을 전액 상환하는지 그 근본 이유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동안 양측은 GM대우의 장기 발전방안에 대한 협상을 진행해 왔다. 산은은 GM대우에 제공한 여신 회수를 '수단'으로 그동안 △1·2대주주간 불공정 비용분담 조항 개정 △GM대우 장기 수익성 확보 △소수 주주권(사외이사 추천권 및 비토권) 원상 회복 등을 미국 GM측에 요구해 왔다.

미국 GM측은 산은의 요구가 지나치다며 난감해 했다는 후문이다.

일각에서는 양측의 이러한 협상이 결렬됐다고 보는 시각이 제기된다. 은행권 다른 관계자는 "겉으로는 태연하지만 속내는 타들어가고 있을 것"이라며 "벼랑 끝 대치로도 볼 수 있다"고 해석한다.

GM대우와 산은측은 이러한 시각에 대해 "관계가 악화된 게 아니고 협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여신 회수 카드를 잃어버린 산은이 단지 소수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 만으로 GM대우를 압박하기는 힘들다는 점에서 관계 재정립의 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GM대우는 미국 GM 본사가 최근 미국 증시에서 기업공개(IPO)에 성공하면서 자금에도 여유가 생겨 아쉬울 게 없다는 분석이 고개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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