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 전북은행장의 성장 드라이브 성공할까 취임후 공격적 자산확대..자산건전성 '불안'
이 기사는 2010년 12월 08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3월 김한 행장 취임 후 전북은행의 자산이 빠르게 늘고 있다. 그러나 외형 확대의 대가로 자산의 건전성도 눈에 띄게 악화되고 있어 금융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전북은행의 총자산은 올해 9월 말 현재 8조9155억원. 지방은행 중에서도 20조~30조 원대의 부산·대구·경남은행 등은 물론 10조 원선인 광주은행보다 작은 규모지만 최근 1년간 자산 성장 속도는 24.9%로 유독 빠르다. 다른 지방은행의 경우에는 부산은행(12.1%)을 제외하면 사실상 정체 상태다.
◇ 1년새 25% 자산성장..'규모 키워야 산다'
전북은행 자산 중 가장 크게 늘어난 것은 유가증권이다. 약 1조5000억 원이던 유가증권은 2조3000억 원 수준으로 50% 가량 증가했다. 전체 자산 증가액의 40%가 넘는다.
대출 역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작년 말 2조 5563억 원이던 기업대출은 2조 9531억 원으로 15.5% 늘었다. 지역별로는 서울 등의 전북지역 외 대출이 2710억 원에서 4081억 원으로 50.6% 증가했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올해 7월 총자산을 2012년까지 15조 원까지 늘리기 위해 영업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지역적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서울쪽 위주로 기업대출 자산을 많이 늘렸다"고 설명했다.
전북은행은 김 행장 취임 후 수도권 영업 확대 차원에서 일부 본부부서를 서울로 이전하고 서울지점을 태평로 서울파이낸스 빌딩으로 확장 이전했다. 강남지점과 여의도지점도 신규로 개설했다. 최근에는 광주은행 인수를 위한 인수의향서도 제출했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려면 자산을 키워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전북이라는 지역적 한계를 넘어 자금이 풍부한 서울 등의 수도권 영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경남·광주은행 매각이 완료됐을 때, 지방은행 간 경쟁에서 낙오될 수 있다는 절박감도 자산을 늘린 배경으로 풀이된다.
◇ 기업대출 부실자산 2배증가..BIS비율도 하락
그렇지만 자산확대 과정에서 자산건전성이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산확대가 부실자산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들어 전북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은 빠르게 늘고 있다. 작년 말 385억 원에 불과하던 부실여신은 9월말 현재 773억 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작년 말 0.86%이던 부실여신비율도 1.53%로 뛰었다. 잠재부실이라고 할 수 있는 요주의이하 여신은 54.1% 늘었다.
특히 기업여신 부문에서는 부실자산 증가속도가 눈에 띈다. 기업여신에서 고정이하여신은 작년 말 233억 원에서 594억 원으로 154.9%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77%에서 1.73%로 0.96%포인트 상승했다.
금융위기 직후 안정을 찾았던 대출채권 연체율도 오름세로 돌아서 불안한 모습이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이지만 기업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대출 연체율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급격한 자산확대로 인해 9월말 기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9월말 기준 BIS 자기자본비율은 13.25%로 6월말(14.56%)에 비해 1.31%포인트나 떨어졌다. 18개 국내은행 가운데 BIS 비율이 떨어진 것은 전북은행이 유일했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대출자산을 많이 늘리다 보니까 BIS 비율이 떨어졌다"며 "다른 은행들이 예대율 규제 때문에 자산을 늘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예대율 버퍼가 있어 좀더 공격적으로 늘렸다"고 전했다.
한편, 전북은행은 지난 9월30일 만기 도래한 후순위채권 360억 원 가운데 60억 원은 상환하고 300억 원은 차환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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