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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흥기업·극동건설, '같은 모습, 다른 길' 비슷한 시기 대기업에 인수..엇갈린 모기업의 지원 의지

이승우 기자공개 2011-02-18 14:32:17

이 기사는 2011년 02월 18일 14: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슷한 시기 대기업에 인수됐고 규모도 비슷한 중견건설사 진흥기업과 극동건설의 향방이 관심을 끌고 있다. 피인수후 신성장동력으로 여겨지며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지만 최근 들어 두 회사의 운명이 엇갈리고 있다.

진흥기업은 효성의 지원 중단에 1차 부도까지 겪은 반면 극동건설은 웅진그룹의 여전한 애정에 사업성과 재무 건전성 개선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효성과 웅진그룹의 건설사에 대한 다른 스탠스가 향후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건설업 업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가 관건이다.

비슷한 스토리, 든든했던 모기업

진흥기업과 극동건설의 시공순위와 자산 규모, 매출액 등은 거의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로 비슷하다. 자산 9000억원대, 매출액 5000억원에 업계 30~40위권. 효성과 웅진그룹에 인수된 것도 몇 달 간격을 두고 이뤄졌다.

웅진이 극동건설을 인수한 시기는 2007년 8월. 6600억원을 들여 론스타 펀드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 98.14%를 사들였다. 업계 예상가 4000억원대보다 훨씬 높은 가격이었다. 그만큼 욕심을 냈던 것이다. 출판과 교육·생활가전 등 소비재 사업 위주에서 벗어나 사업 다각화를 하기 위해서였다.

웅진이 극동건설을 인수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2008년 1월) 효성은 진흥기업을 인수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 57.6%를 인수했다. 930억원을 들였다. 이후 추가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인수 등으로 2400여억원을 더 쏟아부었다. 중공업과 금융업 등과의 시너지에 대한 기대가 컸다.

인수 이후 두 건설사는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형태로 이뤄지는 사업에서 웅진홀딩스의 극동건설에 대한 신용보강은 전체 물량의 40%에 달했다. 문제가 됐던 대구 남산동 뿐 아니라 아제르바이잔과 UAE 아즈만 PF에서도 지원을 했다. 윤석금 회장은 520억원 규모의 렉스필드 골프장 지분까지 증여를 할 정도였다.

진흥기업도 만만치 않았다. 2008년과 2009년 효성은 지분율을 더 높이기 위해 두차례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2008년 3월 증자에는 결과적으로 80억원 규모의 지분을 획득하기 위해 2000억원을 들일 정도였다. 2009년 4월에도 85억원 규모의 지분을 인수했다. 단 공정거래법상 계열사 지원 제한에 걸려 PF 사업에 대한 신용보강은 할 수 없었다.

모기업의 다른 선택, 결과는 미지수

하지만 건설업황이 최악이던 지난해 상황은 판이하게 달라지게 된다. 웅진은 극동건설을 끝까지 붙들고 지원을 하려고 한 반면 효성은 점차 지원에 인색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기업재무개선 약정, 즉 금융권 워크아웃 건설사 선정을 앞두고 두 그룹의 태도는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C 등급으로 워크아웃이 둘 다 유력시된 상황에서 모기업의 태도는 달랐다. 웅진은 극동건설에 대한 적극적 지원을 확약한 반면 효성은 채권단의 증자 압박에 갈팡질팡했다. 일부에서는 진흥기업을 포기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두 기업 모두 워크아웃을 면했으나 효성의 진흥기업에 대한 태도가 확실히 바뀌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진흥기업에 대한 손을 조금씩 떼면서 결국 이달 1차 부도까지 갔다.

결과적으로 보면 웅진은 추가 부담을 지고서라도 건설 사업을 지속할 태세고 효성은 때늦은 손절이라도 하고 싶다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이같은 선택으로 향후 모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섣부른 판단은 힘들다. 호황기에는 현금의 보고이고 불황기엔 돈먹는 하마인 건설사업이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역시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단 웅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극동건설이 최근 바닥을 어느 정도 찍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영업이익률과 영업이익이 플러스로 전환했다. 또 대형건설사들도 잘 이뤄지지 않는 본PF(인천 구월동 주상복합, 2년 만기)가 추진중이다. 금융권에서 극동건설에 대한 시각이 점차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반면 진흥기업은 2년 연속 영업적자에 마이너스 6%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신규 수주가 거의 없어 성장도 정체된 상태다.

신평사 한 관계자는 "극동건설과 진흥기업의 경우 모회사가 생존의 열쇠를 쥐고 있는 회사다"며 "웅진과 효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봐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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