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1년 04월 14일 14: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부토건이 오래 전부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준비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의 보호 아래 자산 매각과 구조조정을 진행, 정상 기업으로 복귀를 꾀한 것이다.
특히 그동안 재무 건전성을 위협해 온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서 손을 떼기 위한 방안으로 법정관리가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14일 익명을 요구한 삼부토건 내부 관계자는 “이미 오래 전부터 법정관리를 통한 엑시트 플랜을 준비해왔다”며 “회생절차와 맞물려 클린화 작업 스케줄에 대한 내부 검토를 마친 상황”이라고 전했다.
삼부토건은 우선 법원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헌인마을을 비롯한 태안 유러피안리조트, 김포 풍무지구 등 대규모 PF 사업을 정리할 예정이다. 삼부토건은 이들 PF 사업장에 6440억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유러피안리조트의 경우 당초 올 상반기 준공 예정이었으나 연말로 공기가 연장됐다. 한화건설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김포 풍무지구는 사업승인을 마쳤는데도 불구 시장침체로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PF 대출 만기 연장 협상을 벌이고 있는 서울 내곡동 헌인마을의 경우 사업 운용비용 지출을 거부하면서 시행사와 마찰을 빚어왔다. 토지매입이 끝난 카자흐스탄 K-A프로젝트 역시 경기 회복지연으로 사업이 불투명하다.
삼부토건이 당장 이들 PF 사업장에서 발을 빼게 될 경우 금융비용 누적으로 인한 자금부담 압박에서 벗어나게 된다.
삼부토건은 동시에 부실 계열사 매각에 나설 예정이다. 조남욱 회장의 애착이 강한 신라밀레니엄도 최근 수년간 적자가 지속되면서 매각 대상에 올랐다.
보유 부동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도 계획하고 있다. 르네상스호텔도 매각 가능성이 열려 있다. 르네상스호텔은 삼부토건과 계열사인 남우관광의 공동소유로 돼 있으며 1460억원 규모의 근저당이 설정돼 있다. 공시지가만 3400여억원으로 시장에 매각될 경우 대규모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삼부토건이 헌인마을 PF 대주단의 끈질긴 담보 제공 요구를 거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업회생의 발판을 은행에 선뜻 내주기에는 위험 부담이 너무 컸다.
삼부토건은 그러나 법정관리가 개시되더라도 노조측의 반발을 우려해 인원 감축 등 내부 구조조정은 하지 않을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상기업 또는 워크아웃 상태에서 자산 매각에 나설 경우 채권회수에 시달릴 수 있다”며 “법원 보호 아래 기업 구조조정 작업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삼부토건은 헌인마을 PF 대주단과 대출 만기 연장 협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르네상스호텔 담보 제공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삼부토건은 르네상스호텔을 내놓는 대가로 신용등급 정상화, 이자율 동결, 중첩적 채무인수약정 해지, PF 대출 자동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삼부토건은 이 같은 요구를 모두 대주단이 수용하지 않을 경우 법정관리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법원은 오는 18일 삼부토건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으로 늦어도 17일까지는 합의점을 찾아야 기업회생절차를 철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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