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1년 04월 19일 08: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설사와 금융회사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스(PF)발 금융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LIG, 한솔 등 대기업 계열 건설사에 이어 담보여력이 충분하다고 믿었던 삼부토건까지 기습적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하자 건설사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금융시장에선 하루가 멀다하고 법정관리 신청설이 나돈다. P사, K사에 이어 D사까지 비슷한 규모의 건설사는 모두 한번 이상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당연히 금융회사도 좌불안석이다. 은행과 저축은행은 부동산프로젝트(PF) 대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는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만기연장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삼부토건·동양건설의 헌인마을 PF사업과 같이 추가 담보를 요구하는 일도 잦다.
사실 건설사의 위기는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부터 경고음이 울렸다. 부동산경기 침체로 아파트 미분양은 늘어나는데 벌려놓은 사업은 많아 건설사의 재무건전성을 위협했기 때문이다.
3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금융위기는 진정됐지만 건설사의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나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에만 전체 금융권 PF대출 잔액의 40%인 25조원의 만기가 도래한다. 특히 6월까지 7조~8조원의 만기가 집중된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저축은행의 강도높은 구조조정은 중소형 건설사의 자금줄을 막았다. 기업구조조정촉진법 마저 사라지면서 법정관리로 직행하는 건설사도 증가했다. 실제로 시공능력평가 100위권 건설사 가운데 올해에만 6곳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금융위기 당시 풀었던 유동성도 양날의 칼로 작용하고 있다. PF사업에 투자를 늘리기도 하지만 한솔건설과 같이 금융회사를 갈아타는 기회를 제공, 대출 상환압박이 커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결국 금융회사는 빌려준 돈을 떼이지 않기 위해 대출을 회수하고 건설사는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법정관리라는 초강수를 쓰게 된 것이다.
여전히 건설사와 금융회사는 PF 부실 폭탄돌리기를 하고 있다. 양측 모두 제 이익 챙기기에만 급급해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법정관리로 인해 채무자인 건설사와 채권자인 금융회사의 입장의 뒤바뀌는 일 마저 자주 목격된다.
보다 못해 금융감독당국이 나섰다.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우리나라 5대 금융지주회사회장에게 정상적인 PF대출 지원을 당부하고 10조원 규모의 PF 배드뱅크 설립을 제안했다.
그러나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신뢰가 무너진 현 상황에서는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능한 방법을 모두 동원해서라도 PF부실이 제2의 금융위기로 번지는 것을 막아야한다. 건설사와 금융회사의 불협화음은 곧 공멸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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