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1년 05월 30일 10: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은행의 여신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건전성 지표 자체는 안정적이지만, 최근 부실자산에 대한 상각과 매각을 늘리고 있고, 정부보증 대출 비중이 줄어드는 등 심상치 않은 징후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기업은행의 올 1분기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3월말 현재 총 연체율은 0.80%로 은행권 전체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기업대출 연체율은 최근 상승세다. 기업 여신 중에서는 건설업 연체율이 큰 폭으로 뛰었다. 건설업 연체율은 작년 말 1.59%에서 올 1분기 1.77%로 올랐다. 건설업 연체율은 작년 2분기에 소폭 하락한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 건설업 연체율 지속 상승
기업은행 관계자는 "제조업과 건설업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전체 여신의 연체율이 올랐다"고 밝혔다.
부실 규모가 꾸준히 늘면서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전기 대비 0.06%포인트 오른 1.89%를 기록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기업 신용위험평가를 보수적으로 하면서 일부 기업의 내부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영향으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신용평가사의 은행 담당 애널리스트는 "기업은행의 건전성 지표는 장기적으로 안정돼 왔지만, 최근 들어 악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 보증대출 줄면서 건전성 부담
기업은행은 최근 부실자산 매각 규모를 늘렸다. 올 1분기에 총 288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매각하거나 상각했다. 이 중 매각 규모만 2160억원에 달한다.
1분기 부실자산 상·매각 규모는 전분기(상각 2100억원·매각 4710억원)에 비해 크게 줄었지만, 통상 1분기에 상각이나 매각을 거의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보통 1분기에는 부실채권 매각을 거의 하지 않지만, 기업은행은 매각 규모를 크게 늘렸다"면서 "이는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정부 보증 여신이 줄면서 건전성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업은행은 금융위기 당시에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의 보증을 담보로 한 보증서 담보 대출을 늘렸었다. 당시 나간 보증대출의 만기가 올해부터 도래해 건전성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08년 금융위기 직전 전체 중소기업 여신의 18% 수준에 불과했던 보증서 대출 비중은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증가하다가 작년 3분기부터 감소 추세를 보여 왔다.
신평사 관계자는 "금융위기 당시 신·기보 보증서만 있으면 대출을 받았다"면서 "이 과정에서 부실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소기업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2008년 이후 나간 신규 여신이 전체 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신·기보 보증이 축소되는 가운데 금리 상승 요인 등이 겹치면서 건전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보증서 담보대출 비중이 줄고 있지만, 다른 담보나 신용등급 심사에 따른 우량한 대출이 늘어나고 있어 건전성 관리에 부담을 주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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