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씨앤비텍 '매각' 지연되는 이유는? 가격협상 사실상 '완료'...쌍둥이 형제간 감정싸움 '복병'

오동혁 기자공개 2011-06-10 15:12:03

이 기사는 2011년 06월 10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씨앤비텍이 글로벌 기업과 매각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이후 두달이 지나도록 M&A소식이 들리지 않으면서 그 이유에 대한 시장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회사의 오너인 쌍둥이 형제 유봉석(형) 이사와 유봉훈(동생) 대표 간의 의견차이가 기업매각에 마지막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씨앤비텍은 지난 4월14일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해외 글로벌 보안업체에 매각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공시했다. 매각주관사는 맥쿼리증권이 맡았다.

당초 시장에서는 매각-인수측간 가격에 대한 입장차이가 크지 않다는데 주목, M&A에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회사 내부 관계자들도 늦어도 5월 이내에는 M&A 결과물이 나오지 않겠냐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았다.

글로벌 기업은 씨앤비텍의 기업가치로 1700억~2000억원을 책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대주주 지분을 주당 1만7000원~2만원 수준에서 매입하겠다는 구체적인 조건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씨앤비텍의 두 오너는 '기업매각'이라는 큰 그림에 동의한 상태다. 자력생존을 고집하던 유봉훈 대표가 기업을 매각하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하면서 M&A에 탄력이 붙었다.

유 이사는 이번 딜을 진행하며 유 대표의 보유주식에 대해 에스크로(escrow)를 걸었다. 자신의 동의없이 동생이 단독으로 회사를 매각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안전장치가 확보되면서 가격협상에만 전념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

하지만 씨앤비텍의 기업매각은 시장의 기대와 달리, 더 이상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 현재 M&A는 사실상 '홀딩' 상태가 됐으며 앞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매각 무산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회사 내·외부 관계자들은 유 이사가 기업매각 주도권을 갖기를 요구하면서부터 딜이 답보상태로 접어들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봉석 이사는 현재 자신의 지분에 대해 주당 매각대금을 올리거나, 대표이사로 복귀시켜 경영권 프리미엄을 인정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안다"고 귀뜸했다.

이런 유 이사의 태도에는 동생에 대한 깊은 불신이 깔려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지난달 귀국할 예정이던 유 이사는 아직 미국에 머물고 있다. 귀국시기를 저울질 하며 자신에게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두 형제는 지난 3년간 경영권을 사이에 두고 잦은 분쟁을 일으켰다. 2007년 당시 씨앤비텍의 대표였던 유봉석 이사는 동생에게 경영권을 넘기고 일선에서 물러났으나, 이후 기업매각 등의 문제에서 유봉훈 대표와 큰 이견을 나타내고 이듬해 공동대표로 복귀했다.

이에 불만을 품은 유봉훈 대표는 자신의 우호세력을 규합해 경영권을 장악했다. 2008년 유 대표는 형의 측근들을 경영진에서 몰아내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3월에는 유 이사마저 대표이사 자리에서 밀어냈다.

다른 관계자는 "유봉석 이사는 최근 유봉훈 대표의 지분을 에스크로 하는 등 동생을 믿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두 형제가 극적으로 화해하고 협력하지 않을 경우 이번 매각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씨앤비텍은 지난 2008년 글로벌 보안업체 하니웰과 매각협상을 벌였다. 당시 하니웰은 대주주의 지분과 경영권을 확보하는 조건으로 주당 2만3000원선을 제시했다. 유봉훈 대표의 주도하에 순조롭게 진행되던 매각협상은 결국 유봉석 이사의 반발로 무산됐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