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의 전략 변화…계열사별 스몰딜 추진 인수 실패 후 조단위 예비금 계열사에 나눠…스몰딜로 성장동력 확보
이 기사는 2011년 07월 29일 11: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건설이 스페인 담수플랜트 기업 이니마(Inima) 인수를 추진하면서 포스코 그룹의 M&A 전략에 상당한 변화가 생겼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가 2조원이 넘는 메가딜인 대한통운 인수에 실패한 이후 준비했던 유보금을 계열사별로 분배해 이들이 필요한 스몰딜 확장 전략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포스코 관계자도 "대한통운 인수에 실패한 이후 그룹 차원에서 준비했던 자금을 계열사들이 각자 필요에 의해 나눠 쓰기로 했다"며 "각 계열사가 이 자금으로 M&A를 할 수 있고 생산시설 확대나 신사업 추진에 활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대한통운 인수를 위해 주당 19만원씩 약 2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준비했다. 인수 금융을 은행 차입 등으로 특정하지 않고 사내 유보금으로 충당할 예정이었다. 대한통운을 인수했다고 하더라도 자체자금을 소진한 이후 부족한 부분은 인수 종료 후 시간을 갖고 회사채 발행 등으로 대체할 복안이었다. 이를 고려하면 대한통운 인수에 실패하면서 순수하게 남게 된 자금만 1조원이 넘는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그룹의 중심인 ㈜포스코는 대한통운 인수에 실패한지 9일 만인 지난 7일 태국 스테인리스 제조사 타이녹스(Thainox Stainless Public Co., Ltd.)를 인수했다. 이 딜은 지난 2008년 타이녹스 대주주인 프라윳 마하지시리(Prayudh Mahagitsiri) 회장과 협상을 전개하면서 시작됐지만 가격차에 대한 이견으로 3년간이나 유보돼 왔다.
포스코는 프라윳 회장의 지분(51%)을 약 3059억원에 사들이기로 했고 나머지 지분(33.61%)도 공개매수(상장사)를 통해 같은 조건으로 확보할 예정이다. 포스코가 기존에 전략적 제휴를 통해 보유하던 15.39%를 제외한 84.61%의 지분 인수가격은 5040억원 가량일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타이녹스는 대한통운 인수와 함께 병행해 추진하던 사항이지만 아무래도 (대한통운 실패가) 그룹의 유보자금 사용을 수월하게 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타이녹스 인수 이외에도 제철 사업의 공격적인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제철소와 터키 스테인리스 냉연공장 착공, 포항 선재 및 스테인리스 제강공장 증설 등 철강 투자를 하반기 중에 추진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하반기 글로벌 철강 수요 증가세가 둔화되고 원료 가격이 고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원가절감 노력과 함께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포스코건설은 이니마 인수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사업의 외연을 세계 시장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 건설사는 지난 2008년 대우엔지니어링 경영권 지분 60%를 약 3000억원에 사들여 M&A 확장에 시동을 걸었고, 올해는 대우엔지니어링과 함께 에콰도르의 산토스 씨엠아이(SANTOS CMI) 지분 70%를 800억원에 인수해 관련 플랫폼을 해외로도 확대했다.
포스코가 지난해 인수한 대우인터내셔널의 경우 그룹에 필요한 자원 관련 M&A에 집중하고 있다. 대우인터는 최근 실적 발표 기회를 통해 모기업 포스코와 48개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추진 중이다.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을 위한 국내 및 해외 대외전략 프로젝트다.
48개 프로젝트에는 △포스코 철강제품의 판매와 △티타늄, 마그네슘 등 신소재 시장 개척 및 판매 등 사업적 제휴도 있지만 △해외 사무소 공동 활용과 △대형 복합 프로젝트 공동 수주 △해외 에너지 개발 △아프리카·중남미 소규모 광산 개발 △망간, 크롬 등 희귀금속 및 우라늄 확보 등 M&A 전략도 포함돼 있다.
그룹의 에너지 자회사인 포스코파워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확장의지를 보이고 있다. 포스코의 제철 생산기지에 전력 등을 공급하는 비즈니스로 성장한 이 자회사는 최근 태양광사업에 필요한 원재료와 충전소 등 사업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계열사인 포스코ICT와 포스코캠텍 등도 이런 신성장 동력 사업의 시너지를 이룰 대상이다. 포스코ICT는 지난해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 인큐베스트와 컨소시엄을 이뤄 미국 전력 솔루션 기업인 엑스트림 파워(Xtreme Power)에도 투자했다.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 사업 확대를 위해 기술 관련 인수합병(M&A) 차원에서 엑스트림 파워 지분 인수를 결정했다.
포스코그룹은 당분간 계열사들의 스몰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포스코의 대우조선 재인수 추진 등을 예상하지만 대우인터와 대한통운 등 메가딜로 인한 심리적 피로감을 해소할 때까지는 빅딜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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